일주문(一柱門)!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가기위한 첫 관문이다.
한자로 풀이하면 한일(一), 기둥 주(柱), ‘한 개의 기둥으로 된 문’으로 해석 할 수 있다.
그러나 본뜻은 지붕을 받쳐 이고 있는 두 개의 기둥이 일직선상에 있다하여 일주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일주문은 일심(一心)을 나타낸다.
본인의 마음을 살핀 그 결과로 모든 잡념과 세속적인 일들은 버리고 한마음으로 이 문을 통해 부처님께 다가가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대개 절을 찾는 사람들은 속세에 찌든 일상을 탈피하여 마음의 편안함을 얻고자한다.
한적한 숲길을 걸으며 숲속에서 들려오는 이름 모를 새소리, 맑은 공기, 시원한 바람, 청아한 계곡물소리가 마음까지 상쾌하게 해준다.
몇 일전 관내 학생들 몇 명과 ‘동리산 태안사’를 찾았다.
계곡물을 건너기 위해 통나무다리로 만든 ‘능파각’을 건너 ‘일주문’으로 가는 길로 들어서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모처럼 나뭇잎과 흙길을 밟아보겠구나 기대 했었는데 갑자기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몇 달 전만 해도 군데군데 인위적으로 놓아두었던 디딤돌은 있었지만 그래도 한적한 가운데 편안함을 안겨주었던 오솔길이 시멘트 길로 포장 되어버린 것이다.
2km에 달하는 태안사 숲길 중에 능파각에서 일주문 가는 길이 백미중의 백미가 아니었던가? 오호통재라~ 아쉽고도 아쉽다. 학생들 앞에서 놀란 표정을 애써 감추기는 했지만 개탄을 금치 못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문명의 여파가 이곳 동리산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당장은 편하겠지만 ‘이것은 아니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태안사 일주문 가는 길은 아담한 오솔길 양옆으로 단풍나무, 고로쇠나무,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소나무등이 어울려 울창한 숲을 이뤄 사시사철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주는 곳이다. 봄여름에는 시원한 바람과 그늘, 가을에는 알록달록한 단풍, 겨울에는 아담한 설경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바로 그 흙길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절집 가는 길이 시멘트로 포장된 곳이 비단 이곳만은 아니다. 가까운 옥과면에 있는 ‘성륜사’ 경우는 창건 당시부터 진입로를 아스팔트로 했다.
물론 이해가는 부분도 있다. 장마철 잦은 비로 산길이 수난을 겪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큰 비가 내린 후 움푹 파인 산길을 반복해서 보수하는일도 큰 고민거리가 아니었겠는가?
절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나 재산관리에 대해 왈가왈부 관여하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편리한 삶을 위해 인위적으로 채운 공간보다 자연그대로의 모습이 훨씬 아름답기에 아쉬움을 토로한 것뿐이다.
문득 “무지한 사람들의 편의주의가 소중한 자연유산을 파괴하고 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약간은 채울 공간이 있는 듯 하고 여유로움 속에 부족함이 따라야 한다”고 했던 한 예술가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주성재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