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된 군청 광장을 보고 -
최근에 주말을 이용해 중앙부처 박사무관님과 압록에서 약속이 있어 잠시 곡성군청을 방문하였습니다.
매일매일 출근했던 사무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몇 개월 사이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잔디광장이 낯설어 보였습니다.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던 푸른 잔디 광장과 시원스럽게 널리 확 트인 주차장을 보노라니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둘러져 막혀있던 담장과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오래된 건물들을 산뜻한 잔디 광장으로 만들 생각을 예전에는 왜 하지 못했을까요?
워낙 오래되고 노후 된 건물들인지라 청사만 신축해야 한다고들 생각만 해 왔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너무나도 오래된 건물과 주차장과 함께하여 이곳 생활에 익숙해져버린 나머지 미처 주위를 살필 여유를 가질 수조차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450여년 동안 이곳을 묵직하게 지키고 있는 거목이 모처럼 환하게 웃고 있네요.
자갈과 돌과 시멘트로 눌리어진 채 수많은 차량들이 내뿜는 매연 속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보들보들한 잔디들이 450살 거목을 받들고 있는 모습이 마치 어르신을 공경하는 효의 마당으로 비쳐지기도 했습니다.
파라솔에 앉아서 잠시 누군가와 함께 차 한 잔 나누는 여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정자에 앉아서 정다운 사람들과 더불어 오랫동안 이야기꽃을 피우고도 싶었습니다.
이름 모를 가수가 거목아래에서 통키타를 둘러메고 노래를 하고 많은 사람들이 푸른 잔디 위에 앉아 박수치면서 흥겨워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유치원생들이 잔디위에서 즐겁게 뛰어놀면서 장래의 꿈을 키워가는 모습도 상상해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무엇을 보고 느끼고 누구와 같이 함께하느냐에 따라 좋은 습관, 좋은 행동, 좋은 생각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그동안 꽉 찬 차량들만 보아왔던 우리 직원들이 잔디밭 광장을 거닐면서 잠시 사색에 잠길라치면 어느새 참신한 군정발전아이디어가 떠오를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우리 고향 곡성이 살기 좋은 고장으로 한층 다가선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아 너무 기분 좋은 방문이었습니다.
한들한들 흔들어주는 거목 잎들 사이로 반가움과 기쁨과 환하게 웃는 모습을 오래 동안 간직하렵니다. /김정섭(곡성군 서울사무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