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없는 밥상을 받더라도 대나무 없는 집에서 살지 말아야지, 고기 못 먹으면 사람 수척해지지만 대나무 없는 집에 살면 선비 욕되다네. 몸이 수척하면 살 찌울 수 있어도 선비 욕 되면 고치지 못하네...’
소식 선생의 시 구절에서 볼 수 있듯이 사군자에 대나무가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중국 성도시 平樂古鎭 주민들과 대나무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이다.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땅이 비옥한 곳’으로 불리는 사천성 성도는 기후가 적합하고 물산이 풍부한 덕분에 성도인들은 그들 특유의 안일한 생활태도를 가지고 있는데 평락고진은 성도시 서남으로 93킬로미터 떨어져있으며 중국 역사문화 유명진이고 중국환경 우수진이며 성도시 ‘10대 매력을 가진 진’으로 꼽힌다.
성도를 출발한지 2시간이 가까워지자 도로변에 竹林村, 竹林山莊 등의 상호가 연이어 나타나고 대나무를 베어 건조하느라 삼삼오오 짝을 지어 분주히 움직이는 광경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사철 푸른 대나무와 한데 어우러진 부용화가 異國의 목가적인 풍경을 펼쳐내는 가운데 청나라 시대 건축한 건물들의 보존 상태가 좋아 집중 관리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서 마을 전체를 관광지구로 지정한 平樂古鎭 마을에 도착했다.
평락고진은 과거에 평평할 평, 떨어질 낙자를 써서 ‘평낙(平落)’이라 불리웠다.
사면이 푸른 산에 둘러싸여 있는 이곳은 수리공정과 누에 재배, 고풍스러운 촌락으로 유명하다.
2004년 현지정부는 이곳을 평평한 평, 풍류 락자를 써서 ‘평락(平樂)’이라고 이름을 바꾸었다. 이곳을 찾은 여행객들이 모두 평안하고 쾌락하기를 기원하기 위해서였다.
오래된 건물 사이사이마다 흐르고 있는 강물은 조용한 평락고진에 영기를 가져다 준다.
평락고진의 대표적인 거리로 손꼽히는 '수경가(水景街)'의 물줄기는 500갈래도 넘으며 강위의 인행교는 10여개에 달하고 인행교마다 그 모양이 서로 다르고 거리에 따라 자연스레 형성된 사발양고기, 우유탕면, 두부요리, 깨과자 등은 특색미식들이다.
이처럼 평락고진을 대표하는 특성은 古자로 집약된다.
일찍 기원전 150년 서한시기에 이곳은 집시를 형성했고 지금까지 20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유명한 "구고(九古)" 즉 아홉가지 옛것이란, 고가 즉 오래된 거리, 고사 즉 오래된 사찰, 고교-오래된 다리, 고수-오래된 나무, 고언-오래된 제방, 고방-오래된 작업장, 고도-오래된 길, 고풍-오래된 풍정, 고가-오래된 노래 등을 가리킨다. 평락고진에는 이 아홉가지 옛것이 모두 있어 고풍스러운 문화운치에 이채를 더해준다.
특히 평락고진은 멈추지 않고 흐르는 백말하(白沫河)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 강을 어머니 강이라 부르고 강변에 자리를 잡은 나무는 1500살을 먹었지만 여전히 생기가 넘치기 때문에 주민들은 모두 이 나무가 영기를 머금었다고 여겨 갓 태어난 아기를 나무의 양자, 양녀로 삼아 제를 지내는 풍습이 있는데, 아기가 일생동안 평안하기를 기원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매달 초하루 또는 열닷새 날이면 주변의 많은 상가들도 나무 아래서 제를 지내면서 장사가 잘되기를 기원한다.
또한 평락고진에서는 유구한 역사문화와 아름다운 자연풍경, 독특한 민가건물들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생한 원초적인 민속문화를 직접 체험 할 수 있다.
조손 3대가 경영해오고 있는 100년도 넘는 대장간이 있는가 하면 백년이 지나도 그 맛이 변함없는 현지미식 등 평락고진은 단순한 관광 풍경구만이 아닐 뿐만 아니라 많은 현지 원주민들이 수백년동안 이곳에서 대대손손 살아오고 있으며 지금도 그들만의 생활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평락고진을 찾은 온 여행객들마다 한번 와서는 며칠씩 묵어가려 한다. 그 이유는 그들이 평락에서 아무런 부담없이 여유롭게 휴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도시의 다양한 오락 프로그램들이 없지만 강변에서 차를 마시고 카드놀이나 하면서 때로는 눈을 조용히 감고 시원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키는 것 모두가 일종의 향수가 될 뿐만 아니라 강변에 자리잡은 오랜 민가들은 밤의 장막이 드리우면 채색등을 밝히는데 이등은 흐르는 강물에 반사되어 이국적이면서도 정겨운 장면을 연출한다.
그리고 민박집 입구부터 마당 찻상은 물론 의자, 장식장, 거실 내부 곳곳까지 대나무를 활용한 곳은 물론 차창 넘어 보이는 대나무는 살아있는 화폭이 됨과 동시에 조경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등 대나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평락고진 주민들은 대나무와의 각별한 정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다 밤에는 강변에서 고즈넉이 야경을 감상하고 강물위에 작은 등불을 띄우면서 아름다운 소원을 빌 수도 있는 등 조용한 불빛아래 친구나 가족과 함께 고진의 고요함과 따뜻함을 느껴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성도시에서 아주 가까운데다 교통이 편리하고 현지 주민들이 운영하고 있는 농가여관은 깨끗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탓에 많은 성도시민들이 평락고진을 주말휴가의 선택지로 선택해 일 때문에 쌓인 스트레스를 카드놀이도 하고 차도 마시면서 풀고 있다.
마을을 휘감아 도는 강변과 인근 야산에서 자라는 대나무를 활용해 제작한 죽공예 상가도 관광객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는 곳 중의 하나이다.
이곳에서 전시 판매되고 있는 죽공예품은 마을 주변에 자생하는 대나무를 이용, 작품의 내구성을 고려해 3-4년생 대나무 만을 베어 일정 기간 음지에서 건조하여 뒤틀림 현상과 갈라지는 현상을 예방한 후에야 손으로 일일이 쪼개고 가다듬어 가느다란 실보다 얇게 만든 다음 형형색색의 염색을 하여 중국인들이 좋아 하는 각종 도자기에 바구니를 짜듯이 작품을 완성한다는 것.
이를 처음 본 이들은 대나무로 만들었다고 하면 깜짝 놀랄 정도로 정교하면서도 입체감이 뛰어나 판다곰의 경우 기지개를 펴고 뛰어 나올 것처럼 생동감이 가득할뿐더러 붓으로 그린 그림처럼 세세한 공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빼어나 각종 죽제품 경진대회에서 수상하고 있다.
또 平樂古鎭의 진미는 강가에서 즐기는 대나무 뱃놀이를 들 수 있다. 유람선 격인데 배를 타고 가면서 마작을 하거나 차를 음미하고 주변 경치를 구경하면서 여유로움을 즐기며 다리 난간 하나도 부족하지만 대나무를 활용해 치장하려는 노력이 가상하기만 하다.
이런 평락고진의 모습을 화폭에 담으려는 학생들의 손길이 분주할 뿐만 아니라 웨딩포토 장소로 각광받고 있으며 분주한 도로에서 대나무를 다듬어 생활용품으로 탈바꿈 하는 모습이 지극히 자연스럽기만 하고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주방용품이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의 지갑을 자연스럽게 여는 힘이 되고 있다.
/양상용 정종대 記者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