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석(발행인)

지난달 10일부터 17일까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서 지원하는 유럽취재를 다녀왔습니다.
‘커뮤니티 비지니스’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를 가지고 스위스와 이탈리아 여러 지역을 취재하고 돌아왔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25일, 26일에는 유럽취재에 우선해 국내취재를 다녀왔습니다. 전라남도 순천시와 전라북도 완주군을 찾아 요즘 부상하고 있는 마을기업 만들기와 지속가능한 농촌 농업의 통합적 활력정책 성공사례들을 취재하고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들었습니다. 취재진이 전라북도 완주군 고산면 삼기리 옛 삼기초등학교 자리에 위치한 완주군지역경제순환센터를 방문해 취재를 하던 중 그곳 책임자인 나영삼 센터장님으로부터 귀가 번쩍 열리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완주군은 전라북도 도청소재지인 전주시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농촌지역인데 몇 해 전부터 전주시가 완주군과의 통합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지만 완주군민들이 똘똘 뭉쳐 이를 극복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이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 지금은 전국에서 벤치마킹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유명한 지역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배경에는 완주군의 커뮤니티 비지니스가 크게 한 몫 했다는 사실도 곁들였습니다. 지역경제순환센터를 중심으로 로컬푸드센터, 귀농 귀촌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귀농귀촌학교 운영 등을 통해 인구 늘리기에 기여한 사례 등은 갈수록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우리지역 입장에서는 부럽기만 한 것들이었습니다.

본격적인 해외 취재에 나선 저에게 가장 감동을 준 것은 스위스의 유명한 도시 쮜리히市 인근에 자리한 프라우엔펠트市의 레지오플러스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그 효과였습니다.

프라우엔펠트市는 지리적 위치나 여건이 광주광역시라는 대도시 인근에 자리한 담양지역과 거의 흡사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시작한 7년 전 프라우엔펠트市는 인구가 고작 2만 여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가난한 농촌지역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인구 증가율이 매년 5%를 상회하면서 상가가 활기를 띠고 입주 기업이 늘어나는 등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면서 주민소득도 크게 늘어난 지역커뮤니티비지니스가 성공한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2주 전 본지 연재를 통해 이곳의 사례를 소개했지만 다시 한 번 언급하자면 인구가 줄고 지역경제가 어렵다고 한탄만 하고 있어서는 결코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주민 모두가 힘을 합쳐 우리 지역을 잘 사는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각오와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결집될 때야 비로소 성공의 열매를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지금 담양지역에는 담양군의 미래를 위해서 광주시로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그 사람들도 담양군의 광주시 편입 운동을 나름의 논리를 내세워 고향사랑운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점에서 정말 어떠한 행동이 진정으로 고향을 사랑하는 행동인지 깊이 고뇌해 보아야 합니다.

50~60대 나이의 광주시민들은 지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광주시민을 무참히 짓밟고 또 그 피를 먹고 탄생한 군부정권이 광주시민들을 위로한다는 명분으로 인근 광산군을 억지로 광주에 편입시켜 직할시로 만든 사실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 국민 중에 광산군을 기억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이미 우리의 기억에서는 광산군이라는 지명은 물론 오랜 세월을 이어온 역사와 정체성까지 모두 사라져 버린 지 오래입니다.

몇 해 후면 담양군이라는 지명을 사용한지 어언 1000주년이 됩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우리 스스로의 미래와 비전을 버리고 광주시의 한 변방으로 들어갈 것인지 아니면 전라북도 완주군처럼, 스위스의 프라우엔펠트市처럼 주민들이 힘을 합쳐 스스로 우리의 미래에 도전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바람직하기는 담양을 자족도시로 만들자는 운동을 펼쳐 나가는 게 오히려 합당한 고향사랑운동이라고 여겨집니다. 광주에 거주하는 공무원 여러분들부터 솔선해서 가족들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오시고 사회단체장을 비롯한 지역에서 이런 저런 감투 쓰고 계시는 분들도 고향으로 돌아오시고 살기 힘들어 고향 떠났던 향우들 고향 찾아 돌아오시면 담양도 제법 살만한 곳으로 변모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더불어 군민 모두가 힘을 합쳐 정치인들에게 광주와 담양을 잇는 도시철도 건설을 강력히 요구해 관철시키는 한편 공기 좋고 인심 좋은, 살기 좋은 담양을 홍보하는데 군민 모두의 힘을 결집한다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고향을 떠났던 향우들이 앞 다투어 고향으로 돌아오고 중앙로 상가에는 물건 값을 흥정하는 사람들로 북적대며 마을 곳곳이 활기가 넘치는 사람 냄새 그득한 담양을 그려봅니다.

죽녹원과 관방제림, 그리고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찾는 관광객만 보더라도 지역의 미래가 그다지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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