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성공이란 무엇일까?

여러 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그 중에 ‘간절히 원했던 목표를 달성하는 일’도 한 가지일성 싶다.

우리는 흔히 긴 안목을 가지고 ‘무에서 유’를 창조한 성공자들을 언론매체나 책을 통해 접하면 대단히 높게 평가하고 인정을 하면서도 가까운 이웃 중에 한 분야에서 1위를 하거나 업적을 남긴 이들에겐 애써 과소평가하고 소홀히 다루는 경향이 없지 않다.

우리 주변에 겸손하면서 자신을 굳이 나타내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겉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걸어왔던 과정과 내면을 한 걸음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제로 감동적인 실화가 숨어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게 된다.

불모지 야산을 개발하여 13,000평의 감 농장을 조성해 10여년이 지난 지금 곡성군에서 떫은 감 분야 순소득 1위를 달성한 입면 삼오리 ‘동악농장’ 허병일 대표가 첫 번째 주인공이다.

허병일 ‘입면감작목반’회장은 1967년도에 육군 간부후보생으로 군에 입대해 20년 동안 군 생활을 마치고 육군소령으로 전역 후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TV부품을 수출하는 일본인회사에서 관리부장으로 근무하면서 고향인 곡성군 입면 서봉리 야산 13,000평을 6천만에 구입했다. 노후를 대비해 감 농장을 계획한 것.

당시 마을 주민들은 야산에 감 농장을 조성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두들 의아해했고 비아냥거렸다. 심지어는 정신이상한 사람 취급을 했다. 주민들은 “이해를 못하겠다”며 “2억 원 있으면 그 돈으로 편히 먹고 살지 뭣 때문에 사서 고생하느냐?”는 식이었다.

공무원이나 주민 어느 한사람도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 야산 개간허가를 받고 본격적인 개간 작업을 시작하면서 닥친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야산에 농장을 만들면서 가장 큰 문제점이 전기와 관정을 설치하는 것이었다는 허 회장은 “처음 개간 작업을 끝내고 이듬해 감나무(대봉) 3,200주를 처음 식재하면서 몇 개월 동안은 방죽을 만들어 호스로 물을 끌어왔다”고 술회했다.

야산에 관정을 파서 샘을 파는 일도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관정이 없을 때 전기설치비는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관정을 파는데 성공했지만 당시 전기 가설비용만 1천만 원, 전화설치비용 130만 원등 꽤 많은 돈이 들었다고 한다. 또 다른 문제는 도로에서 농장입구까지 약 300m 거리를 경운기, 소형트럭이라도 출입 할 수 있는 농로를 신설하는 것이었다.

허 회장은 “포크레인으로 300m 를 대충 다듬어 농로길 형태를 갖추었지만 토질이 황토여서 비가 오는 날에는 땅이 질퍽거려 걸어 다니기도 힘들었습니다. 급한 짐이 있을 때는 비가와도 리어카로 수십 번을 옮겨야만 했습니다. 앞날이 캄캄 했습니다. 괜한 투자를 했는가? 하루에도 몇 번이고 후회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우리 부부가 비를 맞으며 진흙탕 길을 리어카로 짐을 옮기면서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그러나 중간에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지난날을 회고하는 표정에서 어려웠던 과정을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허 회장은 어떠한 난관도 이겨낸다는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이를 악물고 버티면서 계획한대로 일을 한가지식 추진하는데 전력을 다 했다고 한다.


입면 감 작목반 결성


“2002년도는 농장에 삶의 터전을 마련했습니다. 그동안은 주말마다 컨테이너 박스에서 잠을 자며 일을 했습니다. 1997년 야산을 개간하면서 주택이 건축되기까지 부부는 5년 동안을 한주도 빠짐없이 주말은 곡성농장에 혼신의 힘을 쏟았습니다.” 대구에서 곡성 왕복연료비만 계산해 봐도 적지 않은 금액이 소요됐다.

허 회장은 2004년도 본격적으로 감 농장을 경영하면서 입면지역 감 재배 농가를 파악해 입면 삼오리 문성옥, 김재욱, 서봉리 박노열 씨 등 10농가가 참여한 ‘입면감작목반’을 결성, 초대회장을 맡아 현재까지 8년 동안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현재 13,000평 농장에는 대봉 10~14년생 1,733주가 식재되어있고 농사를 시작하는 봄철 전지 및 제초작업 기타 작업과 수확까지 총지출비용을 제외한 순소득이 약 8천만 원으로 곡성군에서 떫은 감 분야 1위를 달성한지가 몇 년째다.

평소 배움을 소중히 생각한 허 회장은 올해 평생교육을 목표로 전남과학대학교 화훼원예과(4년과정)에 입학했다. 배움의 즐거움을 통해 자기개발에 앞장서고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농장경영을 위해서다.

또 오곡면 오호섭 씨를 비롯한 6명이 자본금 2억 원을 출자해 ‘리더스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허 회장은 “부자곡성을 위한 농업인의 의식개혁과 작은 규모지만 강한경쟁력을 갖춘 ‘강소농’육성을 위해 새로운 사업(떫은감곶감사업)에 도전하기 위함”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15년 전 50대 초반 인생2막의 부푼 꿈을 안고 귀농한 햇병아리 부부농부가 미래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탁월한 안목을 가지고 강한 의지와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수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영원한 샘물이 솟는 꿈을 이룬 것이다.

허병일 씨 부부는 한미FTA가 발효되면서 저가 대량 수입농산물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대의 농업인과 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작지만 강한경쟁력을 갖춰 블루오션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주성재 記者

저작권자 © 담양곡성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