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7일~8월 15일, 담양 죽녹원 일원


전라남도 담양군 하면 가정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대나무’다. 대나무골 담양은 마을마다 대나무밭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19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대나무산업은 지역경제의 중추 역할을 해왔지만 1980년대 들어 플라스틱문화와 값싼 중국산 등에 밀려 담양 대나무사업은 사양산업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지난 2002년부터 지역 부존자원인 대나무의 신산업화를 통해 담양 대나무산업은 제2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대나무를 활용한 건강식품을 비롯 신약, 신소재, 친환경 건축자재, 친환경 영농자재, 의류 등 다양한 바이오 웰빙 상품을 개발해 각광을 받으면서 지역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담양군은 버려진 대나무밭을 사들여 ‘죽녹원’ 이라는 대나무 테마공원을 조성해 연간 120만 명이라는 국내외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며 지역경제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에는 21세기 환경 트렌드로 떠오른 저탄소 녹색성장의 대안으로 대나무가 부각되고 있다. 이에따라 담양군에서는 지역 향토자원인 대나무의 새로운 가치 재정립과 함께 세계 대나무산업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고, 세계 속으로 뻗어가는 대나무골 담양의 미래를 열어 나가기 위해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를 개최한다.


□ 담양과 대나무

담양은 한반도 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기후와 토질이 대나무가 자라기에 알맞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대나무 분포면적 또한 전국에서 가장 많은 25%를 차지하고 있다. 대나무는 원래 중국 하남지방이 원산지로 아열대성 식물이며 벼(禾)과에 속하고 지구상에는 약 1,250여 종이 자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있는 대나무의 종류는 솜대, 왕대, 맹종죽, 오죽, 이대, 조릿대, 산죽 등 50여 종이다. 대나무는 매화, 난초, 국화와 함께 4군자의 하나로 일컬어져 옛 선인들이 암자와 향교, 유적지 등에 왕대와 오죽을 이식하여 오던 중 오죽의 변종으로 솜대(분죽)가 나왔다. 솜대는 추위에 강하고 척박한 자연환경에서도 왕성하게 성장할 뿐만 아니라 세공이 용이하여 죽세공예가 발달한 담양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다.

담양은 17세기 때인 조선 영조 임금에게 죽순을 처음으로 진상했으며, 1898년에는 중국이 원산지인 맹종죽이 일본에서 전래됐다. 담양은 산림대의 온대 남부에 속해 연평균 기온 12℃, 연평균 강수량 1000mm 내외로 기후, 토질, 강수량이 왕대와 솜대의 죽질에 강인성과 활력성, 탄력성을 부여한다. 강도에 있어서도 알맞아 대나무 산업을 장려한 결과 전국 면적 7039ha 중 1802ha의 죽림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담양군은 1979년 12월 27일 대나무를 군목(郡木)으로 지정했다.

대나무는 사철 늘푸름과 굳세고 올곧음이 선비가 지녀야 할 덕목과 가장 닮아 있기 때문에 예로부터 선조들은 대나무를 선비의 상징으로 여겨 오면서 이를 가장 가까이에 두고 대나무의 기상을 닮고자 했다. 이 때문인지 담양은 조선시대 호남 정신문화를 이끌어 온 호남사림문화(湖南士林文化)의 고장으로 선비들이 담양 정자를 중심으로 모여들어 호남 사상을 정립하고 가사문학과 정원문화를 꽃피워 왔다.

담양 대나무산업은 1970년대 후반까지 담양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해왔지만 1980년대부터 플라스틱문화와 값싼 외국산에 밀려 사양산업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최근 웰빙 바람에 맞춰 담양에서는 대나무의 신산업화를 통해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방치된 대나무밭을 군에서 사들여 대나무 테마공원인 ‘죽녹원’을 조성해 연간 120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등 우리나라의 웰빙 녹색관광 1번지로 자리를 굳혔다.


□ 대나무의 가치

예로부터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선비에 비견되는 대나무는 사군자의 하나로 묵죽화와 시문학의 소재, 그리고 전통음악의 주요 악기로 널리 활용돼왔다. 대나무는 하루에 최고 125cm까지 자라는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수종으로 사려져 가는 숲을 대체할 수 있는 수종이다. 산사태와 지진대비 등에도 가장 우수한 식물로 평가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 피톤치드 발생량이 우리가 흔히 가장 많다고 여기고 있는 편백 숲보다 2배가량 높다. 음이온 발생량 또한 공기 1cc당 1472개(일반도시 200개 이하)로 월등하며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1ha 당 29.34톤으로 소나무의 4배나 된다. 여기에 산소방출 량은 다른 수종에 비해 35% 이상이나 된다.

또한 대나무(죽순)에는 무기성분이 다량 함유하고 있어 성인병 예방과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한의서에 의하면 대나무는 중풍을 비롯해 심장질환, 발한, 구토, 종양, 이뇨, 혈당저하, 소염, 주독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성인병을 치료하는 약제로도 널리 활용됐다. 특히 최근에는 죽엽주와 죽순요리, 대통밥 등이 건강식품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요즘에는 대나무가 친환경 농업과 식품, 섬유, 건축, 조경, 첨단바이오 산업으로까지 발전하고 있으며, 세계의 대나무산업은 약 110억 달러 규모로 15억 명의 인구를 대나무산업이 부양하고 있다.

□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기본계획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는 「대숲에서 찾는 녹색미래」라는 주제로 2015년 6월 27일부터 8월 15일까지 50일간 담양읍 향교리에 위치한 죽녹원 일원에서 열린다. 대나무 박람회는 21세기 지구촌의 최대 화두인 기후변화 대응과 생태도시, 녹색성장, 문화관광도시 구축을 추진전략으로 담양군은 세계적인 대나무산업의 메카를 목표로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라는 비전을 제시하게 된다.

산림청과 전라남도, 담양군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는 국비 46억 원과 도비 30억 원 등 지원금 76억원 포함 총 145억 원 규모이고 국내외 관람객 9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전시와 이벤트, 국제교류전, 학술회의 등 다채롭게 구성된다.

박람회장 부지는 총 31만3천㎡, 전시면적은 1만8천㎡로 죽녹원을 지붕없는 야외전시장으로 꾸며 작지만 강한 박람회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특히 박람회 하면 건축물 등 시설물을 많이 설치해 행사가 끝난 뒤 시설물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나아가 재정운용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대나무 박람회는 주제관 하나만 신축할 예정이다. 나머지는 종합체육관과 죽향문화체험마을 시설물 등을 활용해 사후 관리에 전혀 부담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주제관 또한 행사가 끝나면 관광 안내소와 군립 미술관으로 활용할 계획이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행사장 동선 또한 인위적 시설물 설치를 최소화 하고 대나무 테마숲인 죽녹원을 중심으로 인접해 있는 청정 영산강과 천연기념물 제366호인 관방제림 등 아름다운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배치할 계획이다.

전시계획은 죽녹원 전체를 지붕 없는 주제관으로 하여 주제영상 및 전시 등이 이루어지는 ‘미래 가치의 장’, 죽녹원 앞 광장은 상설 공연 무대인 ‘만남의 장’으로 꾸민다. 또한 대나무의 생태와 역사 및 교류, 체험 등이 펼쳐지는 ‘결합의 장’, 세계 대나무공예전인 ‘창조의 장’으로 구성한다.

이벤트 계획은 대나무를 테마로 한 전야제와 개막식 등 주요 행사는 이벤트존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주변 친수공간에서는 다양한 대나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컨벤션 계획인 ‘정보교류의 장’에서는 대나무의 학술적?산업적 측면이 결합된 개발회의로 ‘세계대나무협회 제10차 총회’와 ‘제1회 담양대나무산업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 대나무박람회의 기대 효과 및 사후 활용 방안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는 대나무가 기후변화 대응 수종으로서의 가치와 역사성, 경제적 타당성을 인정받은 친환경 국제박람회는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되는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와 같은 기간에 열리게 돼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담양군은 박람회 예상 입장객을 90만 명으로 보고 입장료 등 직접 수익은 약 77억 원으로 내다봤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로는 생산유발효과 1천822억 원, 부가가치 805억 원, 신규 고용창출 5480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다 대나무산업의 클러스터 구축으로 비즈니스 창출과 기술개발 등 대나무산업 발전을 통한 지역경제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대나무 산업의 정보 공유로 국제교류 및 민간외교 활성화로 담양군이 세계 대나무산업을 선점함으로써 대나무산업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담양이 21세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제적 생태도시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국가적으로는 친환경농업과 건축자재, 바이오산업 등으로 대나무 관련 산업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편 박람회 개최 후 주 행사장인 죽녹원은 국제적인 대나무 테마파크로 발전시키고 박람회 홍보관은 담양관광 홍보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람회 주제관은 대나무 홍보관과 함께 미술관으로 용도를 변경해 활용하고 생태전시관은 대나무 신산업제품 전시?판매장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있어 사후 시설물 관리의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를 적극 활용해 지역경제에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지역언론연대 공동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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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식 담양군수 인터뷰


현 민선 5기 담양군의 수장인 최형식 군수의 별명은 죽광(竹狂)이다. ‘대나무에 미친 사람’이란 뜻이다. 지난 2002년 민선 3기 군수에 취임 후 그 동안 사양산업으로 방치되어 온 대나무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 ‘대나무신산업화’를 주창하며 대나무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통해 웰빙 바이오산업으로 제2의 대나무 산업화를 열고 있다.

“저는 대나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그 동안 많은 연구를 해왔기 때문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젊은 군수가 한물 간 대나무에 빠져 미친 짓을 하고 있다’며 제 생애 가장 많은 욕을 먹었습니다.” 대나무를 가로수로 심고 방치된 5만여 평의 대나무밭을 매입해 죽녹원을 조성할 당시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했다. 결국 최 군수는 지난 2006년 민선 4기 지방선거에서 낙선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최 군수가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조성한 ‘죽녹원’이 웰빙바람을 타고 소문이 나면서 연간 120여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아와 입장료 수입만 20억원에 달하고 이로 인한 지역 경제가 호황을 맞게 되자 2010년 민선 5기 지방선거를 통해 다시 군수로 복귀하게 된다.

이에 대해 최형식 군수는 “죽녹원과 대나무가 저를 군수에서 떨어뜨렸고, 또 다시 당선시켰습니다. 저와 대나무는 뗄 수 없는 인연이기 때문에 ‘죽광’이라는 별명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군수는 세계대나무박람회 개최 배경에 대해 “담양과 대나무는 1000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선비의 상징으로서 문학과 예술, 음악 등 문화예술의 소재임과 동시에 음식과 생활도구로써 우리 생활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 오면서 지역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해 왔다”며 “담양 대나무의 문화와 산업을 전 세계에 알리고 또 세계 대나무 산업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면서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대나무박람회를 오래전부터 구상해왔다”고 설명했다.

최 군수는 박람회 기간 중에 ‘제10회 세계대나무총회’를 유치하기 위해 지난 4월 ‘WBO세계대나무협회’가 벨기에에서 개최한 ‘WBC 제9차 세계대나무총회’에 참석해 각국 대표들에게 ‘담양과 대나무’, ‘미래 대나무 가치변화 및 비전’ 등에 대해 홍보하며 차기 총회 유치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 8월 31일 세계대나무협회로부터 ‘WBC'제10차 세계대나무총회’를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기간 중에 담양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는 낭보를 받았다.

최 군수는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박람회장 조성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 개발 및 컨벤션을 준비하고 체계적인 홍보를 통해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를 로컬박람회의 세계적인 성공 모델로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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