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공경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죠”


구곡순담장수벨트행정협의회(주관 곡성군)는 지난 4일 섬진강기차마을 주무대에서 조선시대 궁중과 관아에서 장수 어르신들한테 베풀었던 양로연의(養老宴儀)을 재현했다.


구곡순담은 2002년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가 100살 이상 인구수와 85살 이상 인구 비율을 기준으로 선정한 한국의 대표적 장수촌이다. 기후가 온화한 지리산과 섬진강 주변의 전남 구례·곡성, 전북 순창, 전남 담양 등지를 이르는 조어다.

협의회는 활기찬 노년! 희망찬 재도약을 슬로건을 내걸고 옥과 한우리 예술단의 소고공연을 시작으로 이날 구곡순담의 95살 이상 어르신 중 거동이 자유로운 8분을 초청해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양로연의를 펼쳤다.

초대자는 곡성군의 김정수 할아버지(죽곡)와 박분순(옥과) 할머니를 비롯 담양군 최부덕(무정면), 최면례(대전면) 할머니다.

이들은 “오래 살았다고 이런 대접을 해주다니 영광이다. 자손들이 두루 잘되도록 나라가 태평하고 평화로우면 좋겠다”고 덕담으로 답했다.

단체장과 어르신들이 서로 인사를 한 배례 이후 붉은 관복의 허남석 곡성군수와 최형식 담양군수 및 구례와 순창군수들은 도포와 당의를 입은 남녀 어르신들께 디지털 시계와 수저 세트를 선물했다.

또한 밥과 반찬을 올리는 진찬, 장수를 축원하는 꽃을 올리는 진화, 단체장이 술을 따르는 진작, 장수를 축원하는 궁중무용 공연인 연회 중에는 효친을 권장하는 화관무, 판소리, 태평성대 등 정재공연을 펼쳐 한껏 달아오른 효의 분위기를 띄운데 이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특히 협의회는 양로연의 재현을 위해 ‘세조실록’의 국조오례의, ‘경국대전’의 예전 등을 참고해 진찬·진화·진작 등으로 짜인 양로연의를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려 제13회 곡성심청효문화대축제장을 찾은 자라나는 후세들이 경로효친과 충효정신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곡성을 찾는 많은 관광객 및 주민들에게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곡성군 관계자는 “어르신들을 야외로 모시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지나 않을까? 혹시 날씨가 궂지나 않을까 걱정이었다” 며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도 장수 어르신들의 생활과 건강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선의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는 국가의 기본 예식을 길례(吉禮)·가례(嘉禮)·빈례(賓禮)·군례(軍禮)·흉례(凶禮)의 다섯 항목으로 나누어 서술했다. 이 중 경사를 뜻하는 가례(嘉禮)에 ‘양로연의(養老宴儀)’가 있다. 예조에서 중추월(仲秋月: 음력 8월) 중 길일에 80세 이상의 노인들을 초청해 임금이 직접 접대하는 의식으로 여자의 경우 내전(內殿)에서 열렸고 남자는 외청(外廳)에서 거행됐다.

세종은 재위 14년(1432) 승정원에서 ‘신분이 천한 노인은 초청하지 말자’고 주청하자 “양로(養老)는 늙은이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지 높고 낮음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종들까지 참석하게 하고 노인들이 모두 자리를 잡을 때까지 앉지 않고 서서 기다렸으며 아악과 속악 향악이 연주됐는데 제1작 때 여민락령, 제2작은 여민락, 제3작은 휴안지악이 연주됐다./축제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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