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F1 코리아 그랑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에 취임한 이개호 전 전라남도 행정부지사는 취임 하루 만에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가 영국으로 간 이유는 런던 중부 사우스켄징턴가 프린스게이트에 위치한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 본사를 찾아 'F1 최고 실력자'인 버니 에클레스턴(Bernie Ecclestone) 회장과의 면담을 위해서였다.

이개호 사무총은 4백억 원이 넘는 F1 개최권료가 F1대회 적자에 가장 큰 원인이 된다고 판단. 에크레스턴 회장과 담판을 각오했다.

이총장은 개최권료 인하를 요구했으나 에크레스턴 회장과 FOM 측에서는 이총장의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총장은 비장의 카드를 내밀었다. “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FOM 측에서 계약위반이라며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고 협박하자 이총장은 “좋다. 손해배상 청구하라. 하지만 우리 조직위원회는 단 한 푼의 돈도 없다. 너희들이 받아갈 돈이 없을 것이다”며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

FOM 측은 개최권료 인하는 논의할 수 없다고 버텼고, 이개호 총장은 개최권료를 인하하지 않으면 대회 개최를 하지 않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넉 달 이상의 밀고 당기는 신경전을 벌인 이개호 총장과 FOM 측은 결국 개최비 중 TV중계권료, 원천세, 10% 할증료 등 230억 원 가량을 면제하는데 합의했다.

벼랑 끝으로 몰고 간 이개호 총장의 협상으로 그동안 매년 3백억 원 이상의 적자를 냈던 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는 적자폭을 100억 원대로 감소시키고, 재미와 감동을 더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 공군의 에어쇼는 물론 예선전과 결승전 이후 펼쳐진 MBC의 ‘쇼! 음악중심’ 생방송, 인기 아이돌 그룹 씨스타와 2PM 공연 등은 “재미있는 행사가 있으면 관중은 저절로 늘어난다”는 이개호 총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행정의 달인이라고 불리었던 이개호 사무총장은 이번 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로 CEO로서의 역량도 탁월함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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