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창 종(前전라남도 기획관리실장)

세계박람회(EXPO)란 인류가 이룩한 과학문명의 업적, 미래에 대한 전망과 비전을 전시하여 인류를 계몽하고 개최국의 경제?사회적 발전을 알리는 세계인의 축제이다.
박람회는 세계박람회기구(BIE)의 공인 여부에 따라 공인박람회와 비공인박람회로 구별된다. 공인박람회는 세계박람회기구가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국가 간의 치열한 유치경쟁을 통해 개최지가 결정이 되며 국가가 주최하고 모든 예산을 국가가 부담한다.
2010상해세계박람회와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본래의 공인세계박람회다. 비공인박람회는 시도 또는 시군구가 스스로 국제행사 계획을 세워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 개최하는 세계박람회(Local EXPO)로서 국가로부터 일부 예산을 지원 받지만 소요예산의 절반이상을 해당 자치단체가 부담하게 된다.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 울진세계친환경농업박람회 등이 비공인 박람회이다.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지역의 활성화 차원에서 세계박람회의 명칭을 붙인 국제행사를 개최하여 성공한 박람회도 있고 실패한 박람회도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일회성, 전시성행사의 실제적 지역발전에 대한 효과미흡과 과다한 예산소요, 사후관리비용 부담문제 등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시?군들이 세계박람회 개최기간 동안의 관광객 증가 외에는 개최 후에 특별히 일자리가 늘어 인구가 증가했다거나 주민소득이 증가하여 더 잘살게 되었다거나 하는 가시적 지역발전성과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도 총 15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들어가는 대규모 국제행사이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적인 박람회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며 박람회의 성공을 위해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세계대나무박람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 국가의 행정의 기본은 사람의 뜻에 의한 행정(人治)이 아니라 제도와 시스템에 의한 행정(法治)이다. 군수나 공무원이 바뀌어도 행정은 계속되어진다. 행정의 계속성 원칙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박람회를 계획했으니 다음 임기에 내가 박람회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예기한다면 이것은 민주행정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며 연임을 노리는 정치적 의도에서 나오는 발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군수가 바뀌더라도 이미 계획된 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새로운 군수가 초심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지역발전을 위한 순수한 마음으로 세계대나무박람회를 하나하나 준비해 나가야 한다.

둘째,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박람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최근 비교적 성공적 국제행사로 평가받는 순천정원박람회도 연간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사후관리 비용 문제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따라서 담양세계대나무 박람회도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고정시설투자를 피하고 기존의 공공시설물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해야 하며 할 수 있다면 민간투자를 최대한 유치해야 한다. 주차시설의 경우에도 가급적 담양외곽의 대로변 공공용지를 이용하거나 사유지를 단기간 임차하여 대형 주차장을 만들어 운영하되 행사장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여 도심교통체증과 주차난을 효과적으로 예방해야 한다. 혹여나 개인이 소유한 농지를 주차장 부지로 거액을 들여 구입하는 경우 특혜의 의혹이 제기됨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셋째, 세계대나무박람회가 실용적 박람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중국의 작은 거인 등소평은 흑묘백묘(黑猫白猫)론으로 알려진 실용주의 정신을 주창하여 오늘날의 중국을 세계 경제대국으로 발전시키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도 이러한 실용주의적 감각을 가지고 준비했으면 한다.
박람회의 환상에 사로잡혀 실제 상용화가 적은 대나무신산업의 미래에 너무 집착해서는 안 될 것이며 일자리와 소득창출로 연계될 수 있는 신기술과 소재개발 그리고 미래의 전망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죽향으로서의 이미지도 좋지만 가로수로의 적합성에 비판이 일고 있고 한그루에 수만원이 들어가는 대나무를 계속 가로변에 심기보다는 오히려 방치되고 쓰러져가는 대나무밭 육림사업을 체계적으로 시행하여 죽순생산소득이라도 올릴 수 있게 하거나 대끊김이 우려되는 후계 죽세공예인 육성에 사용하는 것이 더 실제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우리 담양의 경제 비중에서 대나무 산업이 갖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담양의 농특산물과  투자가치를 총체적으로 판촉하는 Buy Damyang의 박람회로 만들어 나가는 것도 좋겠다.

세계대나무박람회는 담양역사상 처음으로 치르게 되는 대규모 국제행사이다. 군수 한사람만의 힘으로 또 조직위원회 기구 하나만의 힘으로써 치룰 수는 없다. 5만 군민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함께 힘을 합쳐 준비해 나갈 때 비로소 박람회는 성공을 거둘 수 있으며 우리 담양의 실제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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