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출신 이현주씨, 첫 투표권 행사

 

베트남 출신 새댁 이현주씨(레티킴사)가 대한민국 국민으로는 처음으로 6.4 지방선거에서 선거권을 행사한다는 마음에 가슴이 벅차 오르기만 하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살다 2007년 한국으로 시집온 이 씨는 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그해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할 수 없었는데 지난 2012년 10월 한국 국적을 얻어 이번 지방선거부터 당당하게 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 씨는 본인에게 투표권이 있다는 사실을 안 날 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남다른 마음자세로 임하고 있다.
 

"어떤 후보를 뽑을지 나름대로 이리저리 따져볼 생각이죠. 후보자들의 공약 홍보물과 전단물, 인터넷 등을 뒤지면서 꼼꼼히 살펴본 뒤 후보자들을 선택 할 계획이다" 며 "기존 정치에 물들지 않은 깨끗하고 신선한 사람, 개인영달 보다는 오로지 군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후보가 뽑혔으면 좋겠다. 비록 내가 찍은 후보가 당선되지 않더라도 이번 투표에 참여했다는 그 자체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사회 사회 일원으로서 의무를 포기하면서 우리 사회가 더 좋게 바뀔 거라고 기대하는 건 모순이다" 며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의 시작이 투표 참여로 여기고 많은 사람들의 정치 참여의식이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선거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베트남 국민이었을 때 2차례 투표권을 행사한 이 씨는 투표권을 얻은 이후 곧 있으면 집으로 배달될 지자체장 후보자들은 물론 도의원, 군의원들의 선거공보를 꼼꼼하게 살펴 본 후 참정권을 행사할 계획이다.
 

투표장에서 당황하지 않으려고 투표하는 요령을 터득한지도 이미 오래전이다.
 

이씨는 "담양군수를 비롯 광역의원과 군의원 후보 중 다문화가정을 배려하는 후보에게 기꺼이 한 표를 줄 것"이라며 "최근 다문화지원센터에서 실시한 투표시연을 통해 투표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 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씨는 6.4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기회인 만큼 선거에 대한 관심도 누구 못지않게 높다.
 

담양군수 출마예상자 이름을 술술 외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감과 비례대표를 함께 뽑고 1, 2차로 나눠 투표하는 `1인 7표제'가 도입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씨는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앞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정치참여 기회가 더욱 확대돼 한국사회에서 외국인으로 살면서 느꼈던 불편한 점이 하나하나씩 해소되길 바라고 있다.


"투표한다고 정책이 바로바로 바뀌는 것은 아니겠지만 불편한 점들이 점차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먹고 사는 일 때문에 6.4지방선거에 대해 잘 모르는 친구들도 있을 수 있어 투표를 독려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성실하게 일해서 세금 꼬박꼬박 내는데도 투표권이 없어 솔직히 섭섭했지만 일차적으로 외국인이라 어디다 하소연할 수도 없었어요. 이제 제도가 달라져 권리와 의사를 표현할 투표권이 주어졌으니 지방자치에 공헌하고 싶어요"
 

또한 "여태껏 의무를 다하고도 권리를 찾지 못한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며 "소중한 투표권을 얻은 만큼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유세현장에 나가 정견도 듣고 인물도 보고 신중하게 한표 한표 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처음 내 손으로 '우리 동네 일꾼'을 뽑는 일에 동참한다는 생각에 가슴도 뿌듯하고 하늘이 무너져도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말했다./선거 취재팀

 

 

 

저작권자 © 담양곡성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