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홍(전남도의원 담양1)

이낙연 도지사는 민선 6기를 시작하는 전남도의회 시정연설에서 “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을 만드는 것이 저의 오랜 꿈입니다. 의원님 여러분의 꿈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 꿈을 이루도록 의원님 여러분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그 노력의 첫 단계 조치로 우리도의 일부 직제를 바꾸는 조직개편안을 의회에 제출했습니다.”고 말씀하셨다.

전남 인구 200만이 오래 전 무너지고 호남인구가 충청도에도 역전되어 국회의원 수 등 정치적 문제로 까지 비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을 만들겠다는 이낙연 도지사의 오랜 꿈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고 우리 전남도의회도 그 문제만큼은 발 벗고 나서서 도와야 하리라 본다.

하지만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을 만들기 위해서 의회에 낸 조직개편안을 살펴보니 청년들을 돌아오게 해서 역동적인 전남을 만들어내겠다는 고민한 흔적은 역력하지만 구체성은 떨어진다. 먼저 청년은 어느 세대를 지칭하는 지부터 정확하지 않다. 이 지사는 최소 2, 30대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요즘 세대에 청년이 꼭  2, 3십대를 지칭해야만 하는 지 살펴봐야 한다.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남지역 청소년은 지난 2010년 33만 7천명, 전체 인구의 19%에서 2011년 18.9%, 지난해 18.8% 로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년 뒤인 2034년에는 전남 전체 인구의 16.3%, 20만 6천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들이 청년이 되어 모두 다 떠나지 않고 또 떠나서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전남인구는 감소 추세에 있을 뿐이다.

이제는 청년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내 어렸을 적 북한에서는 ‘육십 청춘, 팔십 환갑’이라는 말까지 만들어 노동력을 착취 했다고 배웠다. 그런데 이 구호가 100세 시대를 부르짖는 오늘날 대한민국 현실에서 딱 들어맞는 말이 되었다. 요즘 현실에 맞게 청년을 2,30대에 국한 하지 않고 4,5,60대 까지 확장하면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은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정책이 나올 수 있다.

요즈음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에 태어난 세대)가 사회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7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10년 정도 지나면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 542만 보다 더 많은 인구인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인구로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현재의 청년, 노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없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한 초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되고 여러 면에서 상당한 그늘을 드리우게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청년과 노인에 대한 인식만 변화시키면 최근에 발표한 국토연구원의 통계조사에서 보듯이 베이비붐 세대 고령화의 긍정적인 면도 찾을 수 있다. 국토연구원은 광역경제권 중심 대도시(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베이비붐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여러 가지 정책적 시사점을 발표했다. 그 발표 내용을 보면 대도시 거주 베이비붐 세대의 2/3 정도(약 500만명)가 은퇴 후 농촌이주 의향을 갖고 있다. 이 응답자의 13.9%(70만명)는 농촌이주 계획을 구체적으로 갖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농촌이주 계획을 가진 경우 85.8%가 향후 10년 이내에 농촌이주를 희망하고 있다. 응답자의 41.8%가 5년 이내, 그리고 44.0%가 5년에서 10년 이내에 농촌으로 이주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비붐 세대의 이도향촌(離都向村)성향이 극명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베이비붐 세대의 농촌전원 지향 성향은 인구감소로 고민 하는 농촌지역에 인구증가 효과는 물론 농촌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수 있고 비수도권 및 농촌으로의 인구분산 효과도 있다. 지금부터 전남은 베이비붐 세대의 농촌전원 지향 성향을 활용하기 위한 전원 주거, 경제활동, 의료ㆍ복지, 활력증진 등 다기능 복합형의 농촌정주거점 정책을 마련해야하는 등 타시도보다 발 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

물론 노년 인구의 비율이 높아 고령사회를 걱정하는 전남으로서는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을 노인으로 치부하여 그들을 전남으로 유입하려는 정책에 대해 전남을 아예 노인공화국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베이비 붐 세대의 이주 목적을 살펴보면 농촌으로 이주하려는 목적 중 본인 및 배우자의 노후 전원ㆍ휴양ㆍ여가 활동 영위를 위해서가 69.1%, 농림수산물 생산ㆍ가공ㆍ판매 11.2%, 음식점ㆍ숙박업ㆍ펜션ㆍ체험농원 경영 8.2% 등 경제적 기회 창출도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농촌지역에 안정적인 소비층이 두텁게 형성 된다는 의미이며 또 직접 생산에도 참여해 농촌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주를 결정하고 실행에 옮길 정도의 베이비붐 세대는 어느 정도 경제력도 갖추고 있다.

이번 전남도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 조직개편안에 베이비붐 세대 이도향촌에 대한 전담부서도 포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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