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을사늑약(1905년) 이후 일본군에 맞서 싸운 곡성출신 항일투사 배준필(裵俊必) 부자(父子)와 남원출신으로 곡성에서 활약한 의병장 이평국(李平局) 3부자(父子) 등 호남출신 항일투사 36명의 활약상과 인적사항이 기록된 문건이 경남 하동군의 한 향토사학자에 의해 108년만에 밝혀졌다.

지리산권우리문화연구소 정재상 소장은 “국가기록원에 소장중인 조선총독부 문서 ‘폭도에 관한 편책’ 전남경찰부장의 보고서(1908년)와 전북 남원경무분서장의 보고서(1907년) 등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호남출신 항일투사 36명에 관한 인적사항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건에는 출신지 별로 주소 성명 나이 등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문건에 의하면 곡성군 목사동면 구룡리 출신 배준필 부자는 같은 마을 양보신(45)과 오지면 압록리 배재용(30) 석곡면 창기리 신용섭(20) 순천시 황전면 백낙선(40) 구례군 산동면 최명서(40) 등과 함께 지리산 일대에서 일제와 맞서 싸웠다.

또 남원출신 의병장 이평국 3부자(父子)는 1907년 남원에서 의병 봉기 후 항일투쟁을 펼쳤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의병진을 구례군과 경남 하동군 등으로 이동 활동한데 이어  같은 해 11월 곡성군 목사동면 효대마을 인근으로 의병진을 이동 일제와 맞서 싸웠다.

이번에 밝혀진 항일투사는 곡성20명, 순천4명, 구례1명, 전북 남원11명이다.
 
문건에 기록된 36명의 항일투사는 충남의병장 김동신, 순천의병장 조서화, 곡성의병장 노인선 신정우 이성일과, 임실 강사과, 담양 고광순 고광문 형제, 하동 박인환(박매지) 박인식 형제 등과 1907년 초부터 지리산 일대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일제 치하에 있던 곡성·구례경찰서와 하동군청, 우편취급소 및 일본군 수비대 본거지 등을 습격하며 일제에 큰 타격을 가했다.

정재상 소장은 “곡성지역은 조서화 노인선 의병장을 중심으로 호남에서 항일 전쟁이 가장 치열했던 곳 중의 한 곳이다”며 “이번 문건은 곡성 군민들이 항일 투쟁에 대거 참여했다는 것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 중의 하나다”라고 말했다.

※지리산 일대에서 활약한 항일의병 곡성출신 명부(주소는 당시 원적지임)
배재용(오지면 압록리·30) 김국위(석곡면 담파리·40) 신용섭(석곡면 창기리·20) 김문삼(오지면 두동·30) 박득성(오지면 기봉리·25) 김영심(오지면 대리·30) 강막동(오지면 대리·25) 박중화(목사동면 죽임리·40) 강○1(오지면 두동) 강○2(곡성군 오지면 두동) 배준필의 아들(목사동면 구룡리·20) 양보신(목사동면 구룡리·45) 이초립(죽곡면 고치리·25) 강창옥(죽곡면 고치리·22) 김인수(죽곡면 동계리·35) 조○○(죽곡면 봉정리·40) 소광순(석곡면 이파리·25) 신순록(석곡면 이파리·40) 신도익(목사동면 광도리·40) 이성일(목사동면 신전리·연령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