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순용(담양 대치지역아동센터장)

하늘도 같이 하는가?
잿빛 하늘은 우울함으로 가득하고
눈물은 빗물로
어찌할 수 없는 한숨은 바람으로 세차다. 

담양군 참교육 선생님들과
수학여행의 나이인 고 2-3학년,
이모저모 사연을 지닌 32명은
버스에 몸을 실었다.  

진도대교를 지나
팽목항에 이르기 전
십리 길을 몸으로 걸었다.
비는 흐느끼듯 흘러내리고
바람은 뒤에서 불어
무거운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길게 늘어선 분향소,
아이들도, 학생들도, 선생님들도, 수녀님들도
기다림 속에 한걸음 한걸음 줄을 좁혔다.

분향소 벽면에 가득 찬 304명의 사진
푸르디 푸르고 한 없이 맑은 얼굴,
얼굴들 앞에서 
우리는 말없이 울어야했다.
2년의 세월, 730여일이 긴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무력함 때문에
더 기다려야 한다는 야속함 때문에
분노는 자책과 탄식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기억하겠다는 다짐으로
울음을 위로했다.  

맹목항의 등대는 밤마다 불을 밝히겠지만,
차디찬 바다 그 어디에 있을
9명이 모습을 보여주기 전에는
여전히 눈물로 흐린 등대 빛이리라.

남현철(16)
허다윤(17), 박영인(17), 조은화(17),
고창식(40), 양승진(57) 선생님,
권재근(52), 아들 권혁규(6), 이영숙(51) 님.

이제 그들의 등불이
조용한 저 하늘의 별이 되기를,
하늘의 별빛이 되어
파도 넘실대는 이 땅을 지켜보기를,
그리고 애써 팽목항을 찾았고
세월호의 세자만 나와도 가슴 아려한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비춰주기를 염원한다. 

늦둥이 내 딸 나이의 단원고 학생들,
지금쯤이면 대학교 새내기의
풋풋함과 웃음소리가 가득할텐데,
나는 울음을 삼키며
울부짖는 바다를 바라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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