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남 숙(곡성군의회 의원)

“팸투어, 컨설팅, 워크숍, 로컬푸드, 랜드마크...” 

정부에서 시달하는 국도비 사업명, 군정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정책명, 부서별 군정 업무보고 때 행정에서 흔히들 사용하는 용어들이다.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이런 외래어들을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물론,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사회저명인사들이 자주 언급하는 용어로 친숙함이 있거나 고등교육을 받으신 분들은 이런 외래어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시겠지만, 보릿고개 어려운 시절 먹고살기 바빠 배움보다는 어쩔 수 없이 생업전선에 뛰어들어 배움의 시기를 놓쳐버리신 우리네 어머님 아버님들은 쉽게 행정에서 뱉어내는 이런 외래어들을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에서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5개년 사업으로 정부가 주도로 어려운 한자어, 일본식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용어 정비를 추진하여 수많은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됨에 따라 하위법령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정비 되었다. 이는 정부가 시행하는 사업에 대해 국민의 접근성과 이해도를 높이는 매우 고무적인 일으로 국민을 위한 행정의 배려이자 국민을 위한 행정이다.

그럼, 이제는 65세 이상의 어르신을 위한 용어 정비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이해하기 어려운 외래어 사용은 언어에 대한 괴리감을 낳아 ‘행정은 나와 상관없는 일’ 이라고 인식하여 행정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이 나서서 외래어를 쉬운 용어로 바꾸거나 알기 쉽게 풀어서 군민들에게 사업과 정책을 홍보하자.

‘팸투어’는 ‘사전현지답사’로, ‘컨설팅’은 ‘상담’으로, ‘워크숍’은 ‘연수’로, ‘로컬푸드’는 ‘지역농산물‘로, ’랜드마크’는 ‘대표적 표시물’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설령 금연클리닉, 시니어클럽, 벤처농업처럼 한 단어처럼 굳어졌다면 금연을 위한 치료, 60세 이상의 장년층 모임, 특수한 농법과 아이디어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농업으로 용어 옆에 쉽게 풀어서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하면 어떨까?

현재 우리 곡성군은 3만 1천 여명의 인구 중 약 1만 명에 가까운 인구가 65세 이상의 어르신으로, 총 인구수의 32%인 어르신을 위한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2006년부터 곡성군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면서 어르신들을 위한 성인문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매년 500여명이 마을회관에 모여 3년이라는 긴 교육과정을 수료하여 현재 79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배움의 열정을 가지고 한글을 깨우치신 어르신들이 한글을 읽고 이해하는 재미가 군정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이 주도하여 정부에서 추진하는 사업과 군정홍보 자료를 만들 때 외래어를 알기 쉬운 용어로 바꾸거나, 단어 옆에 이해하기 쉽게 풀어 써보자. 그러면서 큰 글자로 보기 편하게 만드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게 바로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행정의 배려가 아닐까?

날마다 새롭게 쏟아지는 언어의 홍수 시대에 외래어의 사용은 어쩔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고 모든 단어를 쉬운 단어들의 조합으로 바꾸는 것도 한계가 따르겠지만 우리 부모 세대인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을 위해 자식 된 도리로써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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