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와 소비자 간 신뢰와 연대가 힘”

 

‘작지만 강한’이란 뜻으로 곧잘 쓰이는 표현에 ‘강소(强小)’라는 용어가 있다. 비슷한 뜻으로는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이라는 경영학 용어가 쓰인다.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이 자신의 저서 제목으로 처음 사용했다는 그의 신조어인 셈이다. “강소기업이 힘이다”라는 말 속의 ‘강소기업’은 ‘히든 챔피언’의 동의어나 다름없다.

최근 담양에 주목받는 ‘강소기업’이 등장했다. 담양오방협동조합(회장 강순임, 사진 오른쪽에서 세번째)이다. 오방협동조합은 담양군에 소재한 담양한과, 오방전통쌀엿, 찜대나무유정란, 천연염색 등 명품 생산자 14개사가 모여 담양군 오방길 조성에 나서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자생 조합이다.

이들이 어느날 갑자기 담양만의 독특한 관광콘텐츠로 담양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며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9천여만원의 자본금을 마련해 지난해 5월 담양 관광명소 메타프로방스에 ‘담드림’이라는 가게를 냈다. 그리고 메타프로방스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담양특산물인 한과, 쌀엿, 천연염색품 등을 홍보하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너희들 몇이 모여 뭘 할 수 있겠어?” 시작단계에서부터 주위의 부정적인 편견과 따가운 시선이 이들을 힘들게 했다. ‘담드림’이 문을 연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월 평균 매출은 900만원을 겨우 넘길 정도. 이 수준이면 매장 임대료도 내기 어려운 상황. 그렇지만 강순임 회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은 똘똘 뭉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팔았다.

주말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시음, 시식, 체험이벤트를 꾸준히 개최하면서 홍보에 열중한 결과 11월부터는 매출이 눈에 띄게 증대됐다.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무려 250% 신장했다. 문을 연지 6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 흑자로 돌아선 것.

이처럼 짧은 기간에 경영정상화를 이룬 뒷켠에는 자신의 사업체보다 더 한 애정으로 ‘담드림’을 가꾸고 일궈온 정흥호 부회장 겸 총괄본부장(사진 왼쪽 첫번째)의 땀이 서려있다. 한사코 손사래를 치는 정 부회장을 붙잡고 어렵게 말을 이어갔다.

그동안 어렵게 살림을 꾸려왔지만 이제는 보람을 느낀다는 정 부회장은 “지금 추진 중인 온라인쇼핑몰이 구축돼 본격 운영되는 4월부터는 온오프라인을 통한 매출이 획기적으로 늘 것”이라며 “앞으로 담드림 만의 독창적인 꾸러미상품을 개발해 수도권 원정판매 행사나 향우회 등을 통한 조직판매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펴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관이나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을 연계한 홍보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담양군에서도 소식지나 관광안내지도에 담드림의 존재를 소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담드림’을 홍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관광지에 지역특산품 판매장이 없어 늘 아쉬웠다는 강순임 회장은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담드림이 폭풍성장을 일궈낸 힘의 원천은 생산자와 소비자간 신뢰와 연대에 있다”면서 “앞으로 담양만의 특화된 관광콘텐츠 발굴과 지역사회와 유기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지역공동체에서 자생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담양오방협동조합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주관한 ‘2016년 관광두레 사업’ 주민사업체로 선정됐다. ‘관광두레’는 두레방식으로 지역의 주민들이 스스로 힘을 모아 조직을 구성하고, 주민 역량에 적합한 관광 사업을 경영할 수 있도록 육성·지원하는 사업이다. 선정된 사업체에는 연차별 평가를 통해 2018년까지 3년간 관광 분야 관련 창업과 경영개선을 위한 시범운영사업을 진행함과 동시에 맞춤형 멘토링, 특화된 관광상품 개발, 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혜택이 지원된다.

한편 담양오방협동조합은 평소 얻은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자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담양 메타프로방스 내 매장을 운영해 발생한 수익금의 일부를 모아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강순임 회장은 “수익금이 많지는 않지만 우리군 인재들의 밝은 미래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탁을 결심하게 됐다”며 지역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한명석 記者
 

♠ 오방협동조합은 식음료, 공예, 주류, 전통장류 등 담양의 다양한 특산품과 문화를 한데 아우르고자 하는 취지에서 탄생되었다. 오방이 갖는 의미는 음과 양, 중앙과 사방을 기본으로 하는 오행을 기본으로 하는 음양오행사상을 기초로 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전통색상으로 신부의 연지곤지나, 아이의 색동저고리, 국수의 오색고명, 사찰의 단청 등 예로부터 악귀를 몰아내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우리 실생활에 두루 사용되어 왔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방협동조합은 담양의 다양한 문화를 담아 한국은 물론 국제무대에서 담양과 한국의 우수함을 알리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오방협동조합의 CI는 정성스럽게 싸여있는 전통 조각보 보자기를 그래픽 모티브로 하고 채도가 낮은 오방컬러를 활용하여 담양의 품격있는 이미지로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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