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뉴월에 난데없는 우박 내려 농작물 피해 심각

 

“40년 넘게 농사지었지만 이런 우박 피해는 처음이네요.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입니다”
“농작물재해보험 처리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지만 오산입니다. 대파비에 불과해서 오롯이 농민들이 피해를 감당해야 합니다”

담양 용면과 곡성 옥과면에서 만난 농가들은 망연자실했다.

곡성·담양지역에는 지난달 31일 오후 6시부터 소나기를 동반한 우박이 떨어졌다.

직경 5~8㎜의 우박이 지역별로 10분~30분 안팎 내려 농작물은 많은 피해를 봤다.
 
행정기관이 잠정 집계한 농작물 피해면적만 해도 곡성은 사과 배 매실 과수 357㏊,  옥수수 토란 고추 참깨 밭작물 224ha 등 총 581ha이고 담양도 하우스 비닐파손 48동(금성 18, 용면 30), 블루베리 낙과 2ha(금성 1, 용면 1) 양배추 동해 등 50ha 이상으로 모두 631ha㏊에 달하고 차량과 유리창이 깨지고 비닐하우스가 망가지는 등 농가 피해 접수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곡성 사과 주산지인 겸면 오산 옥과 삼기 일대 피해가 크다.

사과 열매에는 우박을 맞은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사과농가인 박환보씨는 “사과밭에서 일하다 우박을 맞았는데 속수무책이었다”며 “열매솎기를 마친 상태에서 우박을 맞아 올해 사과농사는 사실상 끝장난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과 재배농민들은 “그동안 우박 피해가 없었던 지역이라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가 많지 않아 큰일이다”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매실도 상황이 더 나빴다. 우박을 맞아 상품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산지관계자들의 예측이다.

쏟아진 기습 우박으로 일년 농사를 망친 농가들이 속출했다. 더 큰 문제는 내년까지 후유증이 이어질 수도 있다.

사과와 같은 과수들은 열매가 떨어져 나가 수세균형이 깨지면서 영양분이 가지로 뻗어 나가게 돼 새순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내년 수확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이 같은 과수작목의 경우 열매가 없어도 방제약품을 정상적으로 살포해야 하는 등 소득이 전혀 없음에도 앞으로 일은 더 늘게 됐다.

이 같은 이유로 과거 우박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긴급방제비를 예비비로 편성하는 등 농가 시름 덜기에 나선바 있다.

긴급방제비는 우박에 의해 생긴 상처를 통해 감염되는 각종 병해충을 사전에 방제하고 영양제 등을 살포해 작물의 생육을 회복시키고자 지원하는 것이다.

긴급방제비와는 별도로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농작물 피해 정밀조사를 해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곳도 있다. 

담양군은 재산피해 및 농작물 피해 현황에 대해 일제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예비비를 투입해 긴급 지원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곡성군도 피해상황 정밀 조사와 병행해 고추 참깨의 경우 회복 불가능한 작물은 타작물로 대파토록 하고 농작물 재해보험 신청 서비스 제공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우박은 겨울이 아닌 봄인 5월에 쏟아진 것일까?

우박이 내리기 가장 적합한 조건의 날씨가 봄 날씨이기 때문이다.
 
우박은 대기 불안정에 의해 뜨거운 지면과 차가운 공기가 만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름 속 눈 결정에 물방울(수증기)이 붙어 만들어지는 얼음덩이다. 크기는 보통 지름 1㎝ 미만으로 조금 클 경우 2∼3㎝ 정도이다. 

추운 겨울엔 대기의 습도가 낮아져 우박이 만들어지지 않으며 무더운 여름엔 우박이 만들어져도 땅에 떨어지는 동안 다 녹는다.
 
기온이 영상 5~25도 사이인 5~6월이 우박이 만들어지기 가장 적합한 시기이다.

군 관계자는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는 시점에 우박으로 인해 사과· 매실 외에도 고추 가지가 부러지는 등 농작물 피해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비닐하우스가 구멍이 다 나있는 상황이다. 농작물 피해가 굉장히 심해 농업인들의 상심이 매우 크다” 며 “모든 역량을 동원해 농가 피해 복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양상용 記者


 

저작권자 © 담양곡성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