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수(곡성군 농촌개발팀장)

꿈과 끼를 키워 행복교육을 추구한다는 자유학기제가 2016년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되어 전국의 많은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체험학습은 직접적·간접적 체험활동을 포함하여 진로탐색 활동과 동아리, 예체능 등 다양한 선택적 프로그램 과정이 동아리 단위나 학급 단위로 학교나 학교 밖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체험학습[體驗學習, Experiential Learning]의 정의는 “학습자가 작업현장, 일터 또는 모의학습장(simulationset)에서 특정한 활동에 참여하고 활동하는 과정을 성찰해 봄으로써 새로운 지식과 스킬을 얻게 되는 학습방법을 의미한다. 특히 실제생활에서의 체험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과 지식을 업무나 학습에 적용하는 활동을 통하여 체험학습의 효과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고 HRD 용어사전에 잘 정의되어 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중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체험학습을 다녀왔거나 아이들의 체험학습 준비를 하였던 기억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체험학습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무래도 자기의 꿈과 끼를 찾아서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필자가 어린 시절 보냈던 1970년대에만 해도 IQ(지능지수) 검사를 실시하여 지능지수가 높은 학생들은 천재라는 부러움을 사기도 하였다. 또한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은 지적능력과 장래 직업에 대한 전망을 높이 평가받았으며, 적성은 둘째고 오로지 시험 성적순에만 의지하여 인문고와 실업고, 대학교에 진학했던 기억이 있다.

성년이 된 그 시절의 많은 성인들이 어쩌면 자기의 적성에도 맞지 않는 분야에서 공부하여 대학교를 졸업하고 일자리를 찾아 생계를 꾸려오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물론 현재에도 자기 적성에 맞지 않는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아 일하고 있는 직장인이 많이 있고, 아직도 직장을 구하기 위해 취업 준비 중인 청년들을 우리는 주위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얼마 전 『캠퍼스 잡앤조이』에서 국내 대기업, 공기업, 금융권 등 80개 기업을 2013년부터 2015년 까지 조사한 『2017 이직률 조사』 자료를 보면 건설업종이 5.3%, 통신사·석유·화학이 4%, 금융·증권이 3%로 높게 나타났는데, 국내 경기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직장인들의 직업 적성과도 무관치 않다고 본다.

지난 4월 25일 호남 최대의 어린이 직업체험관이 곡성에 들어섰다. 곡성 어린이직업체험관(드림하이센터)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위한 전문 직업 체험관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의 진로결정 능력을 배양하고 건전한 직업관을 형성하기 좋은 장소인 것 같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15년 말 한국직업사전에 등록된 직업 수는 11,927개라고 한다. 또한 일본은 16,433개, 미국은 30,654개의 다양한 직업이 존재한다고 한다. 10년 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앱개발자나 빅데이터 전문가, 웹툰작가, 3D프린터개발자 등 기술의 발전과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새로 생긴 이러한 직업들이 최근에는 유망 직업군들로 분류되어 청소년들에게 인기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로봇과 인공지능 등의 발달로 10년 안에 현재의 직업들은 더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으며, UN미래보고서에서는 10년 후에 현재의 직업 중 80%가 사라지거나 진화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호남권에도 다중이론에 기초한 직업체험관 드림하이센터가 곡성에 들어선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현재 직업체험관이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잡월드에서 국내 최대 규모로 청소년들과 어린이들의 종합직업체험관이 있고, 어린이들을 위한 사설 직업체험관들이 몇몇 대도시에는 있지만 호남권에는 이렇다 할 직업체험관이 없어서 아이들이 있는 부모 입장에서 큰 맘 먹지 않고는 직업체험을 엄두도 못 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조금만 시간을 내면 얼마든지 아이들과 함께 직업체험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

곡성 드림하이센터는 구 5일시장 1,874㎡ 부지에 총 7가지 테마 29가지 직업 체험을 1, 2층에서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하루에 모든 체험을 다 소화할 수는 없지만 자기 적성에 맞는 분야나 흥미가 많은 직업을 1부 4시간 동안 즐기면서 체험하기에는 무리가 없는 것 같다.

특히 드림하이센터는 미국의 하워드 가드너 박사의 다중지능이론 즉 지능이 높은 아동은 모든 영역에서 우수하다는 종래의 획일적인 지능관을 비판하면서, 인간의 지적능력이 서로 독립적이며 상이한 여러 유형의 능력으로 구성된다는 지능이론을 발판으로 언어, 논리수학, 공간, 신체운동, 음악, 대인관계, 자기이해, 자연탐구 분야 등 8개 분야에 근거를 두고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듯이 IQ는 유전보다는 환경적인 요인이 더 크며, 지능은 태어나면서부터 외부의 여러 가지 자극에 의해 좋은 자극을 반복적으로 자주 준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훨씬 더 지능이 발달되는 것을 많이 지켜 보아왔다. 이러한 다중지능 이론은 앞에서 말한 여러 가지 지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IQ만 가지고 지능을 판단하는 건 잘못이라는 주장으로 현재는 아이들의 적성을 판단하기에 무리가 없는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성년이 되어 취업이 안 된다고, 미래가 불안하다고 걱정하기보다는 아이들의 능력과 적성을 미리 알아보고 관심이 있는 분야에 능력이 정말 괜찮은지 미리 점검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관심과 적성은 맞으나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즐기면서 베우는 체험학습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백문(百聞) 불여일견(不如一見), 백견(百見) 불여일행(不如一行)”이라는 말이 있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고, 백번 보는 것보다 한 번 체험해 보는 것이 낫다”는 뜻으로 체험학습의 중요성을 고사성어에서도 잘 나타내고 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듣고 보는 것보다 미래의 직업을 미리서 한 번씩 체험해 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며 호남권 최대 직업체험관에서 미래 직업을 체험하면서 가족 모두 즐기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담양곡성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