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균(오곡면장)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은 곡성군의 동북쪽에 위치해 있다.
오곡면은 고려, 조선시대에 2개소의 고성루(古城壘)와 4대문(四大門)을 설치할 만큼 지정학적 요충지였다.

오곡면은 과거 오지면(梧枝面)이라 불리며 대리, 침곡, 산저, 덕양, 금계, 송정, 서봉, 현조, 압록, 이정 10개 마을을 관할했었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우곡면(牛谷面)의 묘천, 승법, 명산 등의 마을과 예산면, 도상면, 죽곡면의 일부를 합해 오지면(梧枝面)의 오(梧)와 우곡면(牛谷面)의 곡(谷)을 합쳐 오곡면(梧谷面)이라 개칭했다.

1973년 행정구역 변경으로 오곡면 묘천리가 분리돼 곡성읍으로 편입됐고 1983년 오지6구에서 오지8구가 분리돼 법정리 10개리, 행정리 22개리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곡면에는 우리 선조들의 자취가 남아 있다.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문화재가 그 주인공이다. ‘도동묘’에는 고려시대의 학자인 회헌 안향의 사적을 모은 회헌실기목판(전남유형문화재 제210호)이 보관돼 있다.
 

이 도동묘(전남문화재 제29호)는 안 호가 조선 숙종2년(1676)에 우리나라 주자학의 시조인 안 향과 송나라 주자를 모시기 위해 세운 사당이다. 고려 예종 때 여진족을 토벌하고 9개성을 축조한 오연총 장군을 모신 사당 ‘덕산사’(제120호) 또한 자랑할 만하다.

등록되지 않은 문화재지만, 선조들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장소들이 눈길을 끈다. 한학자 분암 안훈 선생과 조선말기 의병을 일으킨 곽종석을 추모하기 위해 1958년 건립한 ‘완계정사’가 있다.

또한 조선 고종10년(1873년) 조원길과 매칭공 조대성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무곡사’, 1908년 조우식, 조영선 등이 의병장 최익현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오강사’, 기묘사화(조선 중종14년 1519년)때 순절한 덕암 이경과 서계 남추 선생을 위해 세운 ‘덕계사’ 또한 오곡면에 자리하고 있다.

오곡면에는 사대문(四大門)이 있다. 이 사대문은 조선 중기의 전통양식인 한옥의 목조기와로 이루어져 있으며 관리사와 일체된 건물인 목판자의 대문이다.
과거 이 사대문에는 관리인을 두고 평소에는 잡인들을 통제해 방범, 전란, 전염병 등을 막았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화적의 침입과 동학전란에도 약탈과 침입을 막았다고 한다.

슬픈 역사를 가진 장소도 있다. 덕실마을(현 승법리)과 미륵골(현 미산리)은 1815년경 을해박해를 피해 강원도와 경상도 등지에서 남으로 내려온 천주교 신자들이 정착해 신앙생활 유지와 생계수단으로 가마터를 열고 옹기를 구워 팔며 신분을 은폐하며 생활한 곳이다.

풍부한 자연자원 또한 자랑이다. ‘섬진강침실습지’는 작년 11월,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섬진강침실습지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 중이다. 특히 멸종위기인 수달, 흰꼬리수리, 삵, 남생이, 새매, 큰말똥가리, 새호리기 등 665종이 분포하는 하천습지다.

곡성을 찾은 관광객들이 섬진강기차마을 뿐 아니라 오곡면 일대의 유적지와 사적 순례지에 방문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앞서 말한 오곡면의 다양한 문화재와 소중한 자연자원들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이 그 방법이다. 환경을 정비하는 것 또한 필수다. 이는 곡성군의 관광수입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체험프로그램도 진행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사대문 복원이 우선이다. 또한 승법리와 미산리에 옹기 굽는 가마터를 조성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오지리 소재지종합개발사업을 마무리해 깨끗하게 조성된 마을담장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벽화마을로 꾸며 관광객들이 찾아 쉬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청정지역으로도 이미지를 가꿔볼 만하다. 이를 위해선 섬진강변에 있는 펜션들에 대한 정화시설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 또한 무분별하게 펜션 건립을 허가하는 것 또한 자제해야 할 것이다. 가정에서도 생활폐수를 지양하고 정화시설을 확대해야 함은 물론이다.

환경이 조성되면 오곡면을 향한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질 수 있다. 이를 통해 도시의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귀농 귀촌 프로그램도 운영하면 좋겠다. 폐교를 매입하고 임대아파트를 건축해 정착을 원하는 도시민들에게 임대를 하는 방법이다. 이는 인구부족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곡성 전체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오곡면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오곡면의 문화유산과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섬진강침실습지, 침곡역의 레일바이크, 송정리의 심청한옥마을이 하나의 관광코스로 만들어질 날을 기다린다. 그리고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시원한 참게매운탕을 권하며 이야기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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