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현 석(담양 새희망정책연구소장)

지방 자치가 부활한지가 어언 27년이 지났다. 그러나 내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지방 정치는 여전히 후진적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담양군만 해도 지역 주민에게 단체장 역할이나 지역 의원하는 일에는 큰 관심이 없다. 중앙 정부 일에는 열을 올리는 사람들도 정작 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큰 관심이 없다.  

누구나 지역에 사는 사람이면 지방의 적폐가 중앙보다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 의원이나 자치단체장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별 관심을 쏟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적당주의가 자리 잡고 판을 친다. 주민의 무관심속에 지방의원은 적당히 의원직을 수행하면서 논두렁 공사 몇 개 갖다 주며 면민에게 좋은 소리만 들으면 된다.

군정에 대한 견제나 단체장의 전횡에 대한 견제 없이 서로 적당히 이익을 챙기면서 훌륭한 의원 행세를 하며, 주민의 무관심속에 지방 자치단체장을 제왕으로 만드는데 일조한다. 여기에 예산 편성권도 거의 독점적 권리를 행사한다. 인사권에 예산권까지 독점을 하게 되니 제왕적 군수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군수는 이쁜 놈 떡 하나 더 주는 식으로 조직을 관리한다. 그곳에 민주적 의사결정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 수년간 내려오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성이나 주민 의사와는 관련 없는 보여주기 식 사업을 진행해도 누구하나 시비 걸지 않으니 지방의 적폐는 쌓이기 마련이디.

그런 이유로 오래된 단체장일수록 인사나 예산에서 더 공고한 지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견제는 없고 오직 살아남을 궁리만 하는 공무원에다 승진 인사에 목을 맨 공무원의 충성경쟁이 겹쳐져 작은 왕국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승진에 목을 매는 공무원은 충성도에 따라 승진을 허용해 제왕적 자리를 굳히는데 활용된다. 

그 통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군수는 지방유지와 결탁해 다음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 눈치 빠른 공무원들은 선거후 논공행상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어떤 이는 다음 자리 보존을 위해서, 지방 유지들은 동네 사업 지원 무산을 우려해 눈도장 찍기에 바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굳어진다.

그러나 이제 주민들도 깨어날 때다. 아니 깨어나야 한다. 지난 촛불 민심을 보지 않았는가. 지방의 적폐가 쌓인다는 것은 한국의 지방자치가 썩는 다는 말이다. 주민이 참여해 지방 정부를 감시해야 한다. 인사의 검증 시스템을 만들어 지역 주민이 참여하고 인사 편성에도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제왕적 군수가 휘두른 인사권과 예산권을 주민참여형 인사와 예산 시스템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매년 자치단체장이 구속되는 것을 보면서도 불행한 일이 반복되는 것은 주민들의 무관심이 한 원인이다. 우리의 무관심이 지금처럼 이어지는 한 불행한 지역 정치는 바꿀 수 없다. 삶은 나아지지 않고 끼리끼리 해먹는다고 비난만 늘어날 뿐이다.

촛불 혁명은 미완이다. 진정 지방자치가 완성될 때만이 촛불 혁명은 완성된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 들어 지방 분권개헌을 선언하고 새로운 방향 전환을 꾀하고 있다. 지금이야 말로 지방 적폐를 척결하고 새로운 지방정치를 구현할 절호의 기회다. 제왕적 자치단체장 폐해는 우리 주민스스로 어떤 결심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전국 의병을 창의했던 담양군민이 깨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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