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홍(전남도의회 운영위원장)

지난해 KBS 취재결과 담양군의 메타길 입장료 징수행위가 법률적 근거 없이 이뤄지는 사실상 위법행위인 것으로 확인되었다는(자치단체가 입장료를 받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법 22조 규정에 따라 반드시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함) 보도가 있었다. 이에 담양군은 '메타길을 포함한 메타세쿼이아랜드 입장료 징수행위의 적법성 검토 자료'를 통해 "지방자치법 제136조와 제139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시설의 이용 또는 재산의 사용에 대해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고, 사용료와 수수료, 또는 분담금의 징수에 관한 사항은 조례로 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며 메타가로수길 입장료 징수가 적법하다고 밝히고 담양군과 담양군민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KBS에 정식 항의하고 정정 보도와 함께 공개사과를 강력히 촉구했고 그러지 않을경우 KBS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 논란은 인터넷 SNS를 뜨겁게 달구었다. 그러나 메타가로수길 입장료 징수의 적법, 위법을 떠나 인터넷 네티즌들 대부분은 '지자체가 사람들이 자유롭게 다니는 가로수 길을 막아 장사한다는 정서적 거부감이 만만치 않다' 고 비판했다.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 보다 담양군이 더 심하다는 막말 댓글 등 담양군을 비난하는 댓글이 수천 개가 달렸다.

담양군으로서는 메타가로수길 만을 막고 입장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가로수길 일대를 메타랜드로 조성하여 입장료를 받는데도 국민 정서가 그러니 억울할 만 했다.

필자는 5년 전 담양군이 메타가로수길을 유료화하기로 결정했을 때 '관광은 자선사업이 아니다.'는 담양군 입장에 공감하는 칼럼을 썼다. 단 메타랜드 시설이 좀 더 완성되었을 때 입장료를 징수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번 KBS 보도에 따른 논란에서도 필자는 '관광사업은 자선사업이 아니다'는 입장에서 담양군 입장을 지지했다. 전남도 법률담당자가 메타길입장료 징수가 불법이라는 식으로 인터뷰를 성급하게 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리고 담양출신 도의원으로서 그 담당자들을 불러 크게 질책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이후 필자는 담양군에 '메타가로수길 입장료 징수가 위법, 적법을 떠나 국민적 정서가 너무 안 좋으니 담양군에서 관리하는 전체 유료입장료를 통합관리' 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러나 담양군에서는 답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좀 더 세부적인 내용까지 포함해서 다시 제안한다. 담양군에서 관리하는 유료입장료 징수는 성인으로 봤을 때 '죽녹원 삼천원, 대나무박물관 이천원, 소쇄원 이천원, 가마골 생태공원 삼천원, 가로수길 이천원, 가사문학관 이천원 등 총 만사천원' 이다. 앞으로 추월산 용마루길 입장료도 징수할 계획이라는데 이 또한 논란이 예상되는 만큼 포함시키면 된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모든 입장료를 통합하여 '만 원' 정도로 단일화하고 이 통합 입장권을 산 관광객에는 그 절반인 '오천 원짜리 지역상품권'을 주자는 내용이다. 또 입장권은 복권화해서 한 달 기준으로 추첨하여 적당량의 지역특산품을 보내 주면 홍보효과도 크게 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지난해 문제가 된 메타길 입장료징수 문제도 쉽게 해결이 될 것이다.

상품권을 받은 관광객이 그 상품권을 그냥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만에 하나 안 쓴다고 해도 담양군은 손해 볼 게 없다. 상품권을 쓰려고 하면 그 상품권 '오천 원'만 쓰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은 자기 돈을 더 보태서 쓰게 된다.

위의 이야기는 다른 지역에서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요즘 세계적인 겨울 축제지역으로 뜨고 있는 화천군은 관광객 입장료의 절반을 상품권으로 돌려줘 지역 안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로써 자금의 외부유출을 막고, 지역 내 현금 유동성을 크게 늘렸다. 실제 지난해 산천어축제 기간 유통된 농특산물교환권은 6억2천500만 원, 화천 사랑 상품권은 5억8천900만 원에 달했다. 화천군 인구수는 우리 담양 절반 정도인 2만6천 명 정도인데도 이처럼 지역상품권유통이 활발하다. 그 이면에는 관광객들 입장료 절반을 상품권으로 주는 정책에 있었다.

우리는 가끔 지금 당장은 손해인 것 같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보거나 미래를 보면 크게 도움이 되는 정책들이 있다. 필자가 제안한 전체 입장권을 통합하고 절반을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정책이 그렇다. 물론 여러가지 문제도 있을 수 있다. 한 두 군데만 들렀다 가려는 사람, 단체관광객, 청소년 등 할인대상자 등등… 이런 문제는 곁가지에 불과하다. 얼마든지 해결방법이 있지만 지면상 생략한다.

담양 관광객 입장료 수입은 여수, 순천에 이어 전남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마 담양처럼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주목받는 관광지로 급속하게 진화한 경우는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관광객들 또한 언제 마음이 변할지 모른다. 언제까지 담양 관광 사이클이 상승 선에 있을지도 의문이다. 지금처럼 담양 관광 사이클을 계속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담양군은 담양군을 찾는 고객의 성향보다 더 빠르게 계속 진화해야 한다.

메타길 입장료 징수에 대한 논란에서 SNS상에 달린 수천 개의 댓글에서 보듯이 담양군을 보는 국민 정서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는 담양군이미지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 엄청난 손실이다. 관광은 자선사업이 아니고 수익을 내야 하는 엄청난 이윤 사업임이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국가나 지자체가 관광사업에 목을 매고 있다. 관광사업에서 이윤을 많이 내고 그 이윤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담양에 관해 관광수요자를 계속 만족시키고 좋은 이미지를 확대재생산 해야 한다. 우리가 관광사업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좋은 정책들을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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