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지속으로 곡성사과 일소피해 확산

 

"사람도 가만히 있으면 땀범벅을 만드는 폭염에다 눈을 뜨고 있지도 못할 정도로 따가운 햇볕이 자식 같은 사과들을 다 태워 죽이고 있다. 폭염에 시름시름 앓고 있는 사과를 보고 있으면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수십 년째 사과농사를 지으면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경험해 웬만한 일에는 눈도 깜빡거리지 않는 문제성 겸면사과작목반장도 갚은 한숨을 내쉬었다.

6일 오후 4시 곡성 겸면의 하늘재 사과농장. 당장 내일이면 입추지만 농장은 벌써 가마솥을 방불케 한다.

농민들은 사과 상태를 살펴보러 농장에 올 때가 가장 힘든 시간이라고 했다.

이들은 "추석을 앞두고 수확할 예정인 홍로는 주먹 크기도 안 될 정도로 크기가 작아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폭염이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만을 기원한다" 며 “폭염으로 사과의 상품성이 크게 떨어져 팔 수 없는 게 태반으로 연초에 기대했던 풍년은 꿈도 못 꾸고 단지 최악의 흉년만 아니기를 바라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상품성이 없는 사과를 보는 것이 뭣해 때내려 해도 2016년 일소피해를 본 것에 대한 대비책으로 올해 재해보험을 들어 보험회사의 현지확인을 거쳐야만 하기에 죽어가는 자식을 보는 것 같아 고개를 외면하기 있다” 며 “다행히 곡성군이 대형관정을 지원해줘서 내년에는 가뭄과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관수시설 확충에 보탬이 되지만 급한 것은 올해 사과농가가 문제이다”고 입을 모았다.

겸면사과작목반원들은 “보험회사의 피해 현지 조사와 문재인 정부에서 폭염을 재해로 인정해줘 농민들의 보상액이 마련되기 까지 상품성이 없는 사과는 차후에 사과즙으로 가공해 팔려고 해도 착즙비도 만만치 않아 퇴비로 활용 할 것 같다”고 폭염이 던지 숙제 해결에 고심이 깊어만 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과 생산량 급감은 불 보듯 뻔했다.

곡성에서 97농가가 114.9ha에서 연간 62억7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데 올해는 최소한 30% 넘게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사과재배 농가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는 것은 섭씨 40도 안팎 폭염은 사과 농사에는 치명적인 햇볕 뎀(일소·日燒) 현상 탓이다.

일소피해는 고온과 강한 직사광선에 의해 과실 표면이 데이는 현상을 말한다. 나무의 자람이 약하거나 강한 직사광선에 직접 노출된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생산량 급감은 차치하더라도 햇볕에 탄 사과는 특유의 새콤하고 달짝지근한 맛을 내지 못한다. 사과 농가의 힘을 빼는 근본적인 이유다.

초기에는 햇볕이 직접 닿은 면이 흰색 또는 엷은 노란색으로 변하고 증상이 진행됨에 따라 갈색으로 변하며 2차적으로 탄저병 등 병원균에 감염되어 썩어 들어가게 되고 사과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수확 자체를 못하게 된다.

설상가상격으로 지금처럼 폭염에 비까지 내리지 않는 날씨가 계속되면 사과의 수분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당도가 떨어지고 탄저병 발생과 낙과 현상 등 2차 피해까지 심각해질 수 있는데다 사과꽃 분화도 제대로 안 돼 내년 작황까지도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곡성군 농정부서는 연이은 고온과 폭염에 따른 과수농가의 일소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처요령 안내에 나서고 있다.

일소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초생재배를 권장하고 있다. 과수원에서 자라는 풀을 뽑지 않고 함께 가꾸는 초생재배는 고온피해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풀을 깨끗이 뽑아 주는 청경재배를 할 때보다 토양의 복사열을 대폭 줄여 과원내부 온도를 낮추기 때문에 일소피해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미세살수장치로 과원 내 온도를 낮추어 준다. 일소현상은 기온이 31℃이상 올라가면 발생이 높아진다. 미세살수장치와 미니 스프링클러 등 관수시설을 가동해 과원 내 온도를 낮춘다.

직사광선 받지 않도록 가지를 배치하여야 한다. 웃자란 나뭇가지 등을 이용해 과실이 강한 직사광선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유인하고 나무 한그루에 과실이 과도하게 달리지 않도록 관리한다.

탄산칼슘·카올린 뿌려준다. 탄산칼슘 40∼50배액, 카올린 33∼66배액을 예방적으로 뿌려 과실을 보호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여름철 고온, 폭염 등에 대한 기상과 농작물 생육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확을 위해 농가에서도 대처요령을 숙지하여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장명국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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