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대나무와 전남산 식용장어 가죽 활용해 신발 제조
중소벤처기업부는 16일 담양 뮤지움재희 등 21개팀을 '지역가치 창업가'로 선정하고 명판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지역가치 창업가는 지역의 자연적·문화적 특성을 소재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스타트업을 뜻한다.
최우수팀은 담양에 소재한 뮤지움재희(지역기반제조)를 비롯 △해녀의부엌(거점브랜드) △재주상회(지역가치) △크래머리 브루어리(로컬푸드) △산너미목장(자연친화활동) △마을호텔(지역특화관광) △엔티콘(디지털 문화체험) 등 7팀이다.
이번 선정은 코로나로 어려워진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역량 있는 지역 청년들의 창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20년 3차 추가 경정 예산 44억원이 확정된 데 따른 것으로 2주간의 짧은 모집 기간에도 불구하고 2,198명이 접수해 15.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역기반제조 분야에서 최우수팀으로 선정된 담양의 '뮤지움재희'는 담양 특산물인 대나무에서 추출한 천연 원사를 활용해 원단을 제조하고 전남산 장어가죽을 가공해 친환경 구두 및 가방, 장신구 등을 제작하고 있으며 지역 무형문화재 채상장 기능보유자인 서신정 장인과 협력해 디자인·제품 개발에 힘을 쓰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로컬크리에이터는 사업화 자금을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받게 된다. 또 지역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여러 지원기관을 통해 판로, 투자 등 사업확장에 필요한 각종 연계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신설한 로컬크리에이터 정책에 지역 청년 창업가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며, “로컬크리에이터가 지역 경제의 핵심 주체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다은 記者
대나무 구두로 지역가치창업가 선정된 김재희 씨
최근 대나무 구두로 중소벤처기업부 지역가치창업가(로컬크리에이터)로 선정된 김재희(40, 사진) 씨는 담양 속의 유럽으로 불리우는 메타프로방스에서 수제 패션구두전문점 ‘뮤지엄재희’를 운영하는 사업가이자 구두 전문 디자이너다.
프로방스 상가를 지나 펜션단지로 향하는 언덕길에 자리한 ‘뮤지엄재희’는 김재희 씨가 손수 디자인해 제작한 다양한 모양의 구두로 가득 차 있다. 그 구두들 사이에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구두가 있다. 요즘 재희 씨가 푹 빠져있는 ‘친환경 대나무 구두’다.
한때 담양경제의 주축을 담당했던 죽세공품의 쇠락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는 재희 씨는 담양 특산물인 대나무를 구두에 접목시켜 현대적이고 세련된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갖고 국가무형문화재 제53호 서신정 채상장을 찾아 협업을 제안, 수락을 얻었다.
대나무 마디와 뿌리를 이용해 구두 굽을 만들고 채상(彩箱) 기법을 활용해 독특하고 다양한 무늬를 새겨 넣은 구두는 물론 대나무 원사(原絲)를 활용해 내외피를 짠 신발도 만들고 있다.
채상을 짜기 위한 대나무를 사러 수시로 담양대나무시장을 찾는다는 재희 씨는 “지역자원을 활용함으로써 지역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속내도 굳이 감추지 않았다.
그는 “대나무구두가 담양에서만 구할 수 있는 아이템인 만큼 더 사랑받는 것 같다.”면서 “요즘은 담양은 물론이고 안근 광주와 순창, 정읍, 전주 등에서 찾아오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즐거워했다.
에스콰이아, 이랜드 등 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실력을 인정받고 각종 홈쇼핑, 사회적기업 아지오 등과 콜라보 작업을 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재희 씨는 몇 해 전 서울에서의 활동을 접고 남편의 고향인 담양에 정착했다. 그리고 담양의 관광명소 메타프로방스에서 구두 브랜드 ‘뮤지움 재희’를 론칭했다.
브랜드 명 ‘뮤지움 재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재희 씨는 자신만의 ‘구두 박물관’을 차리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예쁘고 신기 편한 것을 넘어 가치 있고, 시대상을 담은 다양한 구두를 만들어 박물관에 전시하고 싶다는 꿈을 이룰 때까지 ‘작품같은’ 구두를 만드는 데 온 힘을 다 쏟겠다는 다짐도 함께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