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석(발행인)

신약성경 요한복음 8장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이른 아침에 예수님께서 다시 성전에 가시니 온 백성이 그분께 모여들었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앉으셔서 그들을 가르치셨다. 그때 율법 학자들과 바리새인들이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끌고 와 가운데에 세워 놓고 예수님께 말했다. “선생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모세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선생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그들은 예수님을 시험하여 고소할 구실을 만들려고 그렇게 말한 것이었으나 예수님께서는 말없이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 쓰기 시작했다. 그들이 줄곧 물어 대자 예수님께서는 몸을 일으키시고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그들은 나이 많은 자들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하나씩 자리를 떠났다. 마침내 예수님과 그 여자만 남았다. 예수님께서 몸을 일으키시고 그 여자에게 “여인아, 그자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느냐?”고 물으셨다. 그 여자가 “선생님, 아무도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말하시길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지난 4월 14일을 기점으로 민주당 담양연락사무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담양지역은 물론 인근 광주광역시 주민 등 50여명이 감염되고 수백명이 자가격리 되는 등 피해가 확산됐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매스컴을 통해 전국적으로 보도되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들고 자연히 담양지역 음식점이나 카페를 찾는 손님들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러자 지역 상가를 중심으로 출처가 불분명한 헛소문이 확산되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이야기들을 SNS에 올리면서 갈등에 불을 지폈으며 그로 인한 갈등과 반목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14일 민주당 담양연락사무소 직원 남편 A씨가 확진되면서 당일 4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다음날인 15일에도 담양 4명을 비롯해 광주 등 타지역으로 번지면서 민주당 담양연락사무소발 코로나19는 급속히 확산됐습니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지난 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지원유세를 다녀온 당직자 B씨가 서울에서 감염돼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했다고도 하고 심지어 일부 주민들은 마치 이개호 국회의원이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인 양 떠들며 마녀사냥식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밝힌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에 의하면 민주당 담양연락사무소발 코로나19의 최초 전파자는 당초 지목됐던 당직자 B씨도, 이개호 국회의원도 아닌 이개호 국회의원 지역수행비서인 C씨로 밝혀졌습니다.

4월 초 C씨는 확진자가 다녀간 광주 모 식당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고 여기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후 4월 7일 C씨를 포함한 민주당 담양연락사무소 당직자 등 8명이 담양지역 모처에서 함께 식사를 했고 2차로 읍내 모 식당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날 B씨를 포함한 당직자들이 C씨로부터 집단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개호 국회의원도 10일부터 12일까지 이어진 지역구 활동 중에 같은 차를 타고 이동했던 C씨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실을 종합해보면 첫 확진자가 발생한 4월 14일 이전까지는 여기에 등장하는 어느누구도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고의로 전파했다는 사실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전적으로 잘못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5인 이상 집합을 금지하는 방역수칙을 위반했음은 물론 이로 인해 집단 감염과 연쇄 감염을 일으키게 만든 점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들 역시 가해자이기 전에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 굳이 원인을 찾아가자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원인이겠지요.

이들의 부주의한 일탈이 지역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지역경제에 큰 피해를 입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지만 지금 이들을 향해 손가락질하고 비난을 퍼붓는 나 자신도 언젠가 그들처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어 누군가로부터 손가락질 당하고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확진자가 되어 가정과 사회로부터 격리되고 병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을 그들에게 마음으로나마 위로와 쾌유를 기원하는 ‘측은지심’을 보여줄 때인 것 같습니다. 그들도 분명 누군가에게는 사랑스러운 자식이요 존경하는 부모요 반가운 이웃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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