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대구 달성습지와 창녕 우포습지를 찾아

습지(Wetland)는 '축축한 땅'을 뜻한다. 
수많은 야생생물이 살아가고 번식하는 생명의 땅이다. 지리적으로 보면 내륙습지와 연안습지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우포늪, 대암산 용늪, 제주 동백동산 등 다양한 형태의 내륙습지와 서해와 남해안 지역의 넓은 갯벌과 같은 연안습지를 보유한 습지 서식처의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습지는 지난 100년간 미곡 증산 정책에 따른 농경지 확충, 산업화로 인한 공장부지 확대, 도시화가 가속화되며 주거단지 개발과 부산물을 처리하기 위한 쓰레기 매립지 사용 등으로 소실의 위협에 처했지만 1990년대 이후 습지 보전을 위한 활동이 시작되어 이어지고 있음은 매우 고무적이다. 


● 달성습지
 

강원도 태백 함백산(1573m)에서 발원해 남해로 향하던 낙동강은 대구광역시 달성군과 경북 고령군 다산면에 이르러 금호강과 몸을 섞는다. 

유유히 흐르던 서로 다른 강줄기가 만나는 지척에 '생태자원의 보고'라고 불리는 대구의 숨은 명소, 달성습지가 자리한다. 

'자연생태의 보고'라고 불리는 달성습지는 독특한 식생을 오롯이 드러낸다. 

예전 달성습지는 절반 이상이 백사장이었다는데 지금은 뽕나무, 잡풀, 갈대와 억새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낙동강과 금호강, 낙동강의 샛강인 진천천과 대명천이 합류하는 지역에 자리한 총면적 200만m²의 광활한 하천습지'. 

달성습지를 설명하는 문장이다. 

행정구역으로는 대구 달성군 화원읍 구라리 일원, 대구 달서구 파호동·호림동·대천동 일원, 경북 고령군 다산면 일원에 걸쳐 있다.

달성습지는 개방형·폐쇄형·수로형 습지로 이뤄져 있으며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맹꽁이와 희귀식물인 모감주나무, 쥐방울덩굴, 붉은배새매, 황조롱이 등을 비롯해 약 230종의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지고 있으며 최근 조사에선 멸종위기야생생물 3종(수달, 삵, 참매),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6종(박새, 쇠백로, 중대백로, 청둥오리, 큰부리까마귀, 무당거미)도 관찰되는 등 대구의 허파이자 생태계의 보고인 셈이다.

대구시는 최근 달성습지의 생태복원 사업을 완료하고 4월부터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전체 면적의 15%인 30만㎡다.

달성습지는 천연기념물 흑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매년 찾아들던 곳이었으나 성서산단 조성, 하천정비사업 등 습지 주변의 지형적 변화와 함께 모래톱이 사라지면서 황폐화되어 유해수종이 자라 건전한 생태계를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처럼 달성습지의 생태계가 위협적 상황에 이르자 대구시는 2000년대부터 환경전문가 및 환경단체의 도움을 받아 생태계복원사업을 시작했다.

습지 생태복원의 핵심은 동식물의 세상을 만드는 데 두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한정하는 대신 습지 대부분의 공간을 동식물에게 온전히 되돌려 주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했다.

2005년 개방형 습지 및 폐쇄형 습지를 조성한데 이어 2007년 6월에는 17만8000㎡를 습지보호구역 및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달성습지의 생태복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오는 한편 복원된 달성습지에는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들어섰다.

흑두루미가 날개를 접은 모습을 형상화한 생태학습관은 시청각실과 생태이야기실, 낙동강이야기실, 365오픈스튜디오 등을 갖추고 있어 습지에서 서식하는 생물종과 관련된 흥미롭고 다양한 교육체험 콘텐츠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야외에서 직접 습지를 보고 느끼며 체험할 수 있는 사전학습장, 육지화된 습지에 물을 공급하는 습지수로, 습지 생태계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생태탐방로, 주차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광장 등이 갖추어져 있다.

흑두루미를 대신해 달성습지 최고 스타는 맹꽁이.

'맹꽁맹꽁' 운다고 맹꽁이라 이름 붙은 맹꽁이는 개구리와 비슷하다.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청정지역에서 볼 수 있다. 

맹꽁이 서식 환경을 개선하여 더 많은 개체가 서식 할 수 있도록 습지 생태계와 자연의 소중함을 보다 가깝게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맹꽁이 생태 학습장을 조성, 산란처 확보를 위해 빗물이 고이는 건습지. 먹이 활동이 가능한 초지(서식지), 깊은 습지와 관찰데크, 탐방로가 대구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개방형 습지, 수로형 습지, 폐쇄형 습지로 구성된 달성습지는 외곽을 따라 자전거 도로가 이어진다.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습지 내부는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출사 장소로 인기를 누가하고 있다. 

이처럼 달성습지의 생태계 복원과 개방으로 인근 명소들을 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구시민들의 추억이 묻어 있는 화원동산을 비롯 조선시대 낙동강 물자 수송의 중심지로 옛 보부상의 역사가 담겨 있고 우리나라 최초의 피아노 유입지인 사문진 나루터와 주막촌, 사문진 나루터에서 달성습지 생태학습관까지 이어지는 낙동강 생태탐방로, 가을이면 하얀 억새와 갈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도심 나들이 및 사진명소로 자리매김한 대명유수지 등이 동반 상승세를 이끌어 가고 있다.

달성습지 생태학습관 관계자는 “전국에서 유일한 도심 속 범람형 하천습지인 달성습지 생태복원이 완료됨으로써 맹꽁이가 울고 흑두루미가 날아들며 고라니가 마음껏 뛰어다니는 ‘생명이 다시 살아 숨 쉬는 곳’으로 보존하고 호흡할 수 있게 됐다” 며 “생태계 보전과 더불어 시민들이 습지환경을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수변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널리 알리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 우포습지

습지 개발 붐은 우포습지의 지도를 바꿔놓았다.

우포늪 일대의 습지 총면적은 1918년 약 533만㎡였으나 2007년에는 약370만㎡로 총 면적이 약 69.5% 감소했다. 

감소 되거나 소실된 습지는 논이나 밭, 과수원 등의 경작지로 개간·매립되어 양파, 마늘 농사를 짓는데 이용되고 있다. 

우포늪은 1억4000만년의 신비를 간직한 태고의 습지(wetland)다. 우포늪 주변을 이루고 있는 퇴적암층에서 약 1억1000~2000만년 전에 살았던 공룡들의 발자국 화석과 빗방울 무늬 화석과 곤충이 발견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1971년 이란 람사르에서 18개국 대표자들이 모여 습지의 보호와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국제 습지보호 조약을 체결했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람사르협약이고 우포늪은 1998년 3월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1971년 람사르총회가 열린 이래 매년 2월 2일은 ‘세계 습지의 날’이다. 습지는 말 그대로 젖은 땅이다. 단 물새가 사는 곳이어야 한다. 람사르협약의 공식 명칭도 ‘물새 서식지로서 중요한 습지보호에 관한 협약’이다.

람사르협약 제1조가 규정한 습지는 연안습지·내륙습지·인공습지로 나뉜다. 

연안습지는 쉽게 말해 갯벌이고 내륙습지는 우포늪과 같은 육지 내 지역이다. 경남 창원에서 2008년 개최된 ‘제10회 람사르 총회’에서부터 벼를 재배하는 논도 내륙습지에 포함됐다.

창녕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자연늪지다. 온갖 풀, 나무, 곤충, 물고기, 새가 서식해 원시자연을 보존한 ‘생태계 박물관’으로 알려졌다. 

우포늪은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 이방면 안리, 유어면 대대리와 세진리에 걸쳐 2505k㎡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늪지에는 수많은 동식물이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터전이 되고 있다. 

우포늪은 1997년 7월 26일 생태계보전지역 중 생태계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국제적으로도 1998년 3월 2일 람사르협약 보존습지(강원도 대암산 용늪에 이어 국내 2번째)로 지정됐다.

그러나 우포늪이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으로 잘 보존된 것은 아니다. 

자연을 이용하겠다는 주민들과 자연을 보존해야 한다는 환경단체 간 팽팽한 갈등이 있었으며 1990년대에는 우포늪 주변의 논을 쓰레기 매립장으로 만들려 움직임마저 있었다. 

이처럼 우포늪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자 환경단체와 정부가 나서 주민들을 설득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1960년대 우포늪은 백조 도래지로 알려졌다. 

그러나 백조 등 도래하는 철새 수의 감소로 1973년 우포늪은 천연기념물 지정이 해제됐다. 

‘천연기념물’이라는 자연보존을 위한 보호막이 사라지자 우포늪은 급격히 농경지의 모습으로 변모했다. 1978~79년 농어촌진흥공사에서 늪지를 개간하는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우포늪의 농경지로의 변화는 가속화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주민들과 환경운동 단체와 정부의 갈등이 발생한 것. 주민들은 농업과 어로 활동을 하며 생활해온 삶의 터전을 잃을 것을 우려했고 환경단체는 보호구역 등을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창녕군은 1990년대 들어서며 주변에 있는 마을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우포늪에 버리게 하는 쓰레기매립장 계획을 세우기도 했으나 다행스럽게 쓰레기매립장 계획은 환경단체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백지화했다.

환경부와 환경단체의 우포늪에 대한 보존의지가 전달되자 창녕군의 태도도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1996년 창녕군에서 우포늪을 람사르협약 대상습지로 등록하려고 했고 환경부의 요청에 따라 ‘우포늪의 람사르습지 지정 토론회’가 열렸지만 대합면 주민들이 람사르습지 지정에 결사반대하는 진통도 겪었다.
 
창녕 지역 국회의원들이 선거가 있을 때마다 우포 상류의 대합면에 공단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남발했던 것도 주민들 반대의 큰 이유였다. 

이처럼 우포늪을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자 환경 단체와 정부가 나서 주민들을 설득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정부 주도로 우포늪 주변의 논과 밭을 대부분 사서 주민들의 피해를 보상해 주었다. 

환경부는 1997년 8월 자연생태계 보전지역 지정제도가 실시된 뒤 처음으로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의 훼손을 막기 위해 우포늪지 안에  들어 있는 25만평의 사유지를 사들일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책정했다.

또한 보전지역 지정에 따른 불편과 불이익을 우려해 반발해온 주민들을 상대로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하더라도 지역주민에 한해 보전지역 안에서 영농 채취활동을 하는 것을 인정하고 건축물의 증개축도 한 해 한 차례씩 허용하겠다는 등 구체적인 설득작업을 펼친 결과 주민 대표들로부터 보전지역 지정에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1997년 7월 우포늪이 환경부에 의해 생태계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 98년 3월에는 ‘람사협약’에 의한 국제적으로 보전되어야 할 습지로 지정됐다. 

이러한 결과는 7여 년간에 걸친 마창환경운동연합과 환경을 생각하는 전국교사모임, 환경단체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활동과 관심의 성과로 官에서는 환경부, 民에서는 환경단체 등 우포늪의 가치를 아는 많은 이들이 우포늪을 지켜냈다.

이렇게 지켜낸 우포늪의 다양한 식물 분포는 자연스럽게 동물의 훌륭한 서식지가 되어 곤충, 물고기, 새들이 먹이사슬을 이루며 공존하여 수서곤충 84종, 물고기 28종, 조류 62종이 살고 있다. 

쇠물닭, 논병아리 등 텃새는 물론 1960년대 이후 사라졌던 백조(천연기념물 제201호)를 비롯하여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 청둥오리, 쇠오리, 기러기 철새들도 11월 말부터 우포늪을 찾아와서 이듬해 5~6월까지 머무는 데 겨울 들판 철새들의 울음 소리와 거침없는 비상은 우포늪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절경으로 손꼽히고 있다.

‘우포늪’이라는 이름은 우포(소벌), 목포(나무벌), 사지포(모래벌), 쪽지벌 , 산밖벌 등 3포 2벌을 아우르는 명칭이다. 

한자어인 우포(牛浦)를 순우리말로 소벌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우포늪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소의 목처럼 생겨서 마치 물을 먹는 소와 같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우포늪 입구에는 자전거 대여소와 코스를 안내해주는 표지판이 있다.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는 만큼 우포늪은 여러 개의 코스로 이뤄져 있다. 

자전거를 타고 돌며 구경할 수도 있지만 도보로 천천히 우포늪의 풍경을 즐길 수도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잘 정돈 되어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은 입구부터 여지없이 깨진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되려 이상하게 다가올 정도로 극히 인공미가 가미된 곳이 없을 정도이다. 

우포늪 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사람의 간섭이 줄어들자 이곳에 살아가는 생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야생 조류들이 많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자연미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체험 프로그램이 즐비한 우포늪 생태체험장과 우포 잠자리 나라, 우포생태촌 유스호스텔, 산토끼 노래 동산이 부족한 면을 채워주고 있다.

여기에다 우포늪 인근 4개 생태체험마을(유어면 세진마을, 이방면 장재마을, 대합면 신당마을, 주매마을) 주민과 창녕군 문화관광해설사, 우높늪 생태해설사, 우포권역영농조합법인등으로 구성된 (사)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에서 자연생태 자원과 경관을 보전 복원하면서 현명하게 이용하기 위한 생태관광 관련 사업을 발굴 운영하고 있는 등 협업을 통해 우포늪지킴이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은 곡성 침실습지가 나가야할 이정표로 다가온다./장명국 정종대 記者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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