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을숲에 내재된 가치와 중요성?

▲숲 체험하기 좋은 마을에 선정된 곡성 봉정마을 숲

▲ 알바위 설화를 간직한 담양 금성면 봉곡리 왕버들나무 숲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태풍 등 자연재해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거나 풍수지리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마을 공동으로 숲을 조성하거나 보호해 왔다.

마을숲은 수백 년 전 심어 놓은 나무들이 노거수가 되어 군락 또는 숲의 형태로 남아 있는 대상을 말한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산림의 모습이 아닌 인간의 보호와 관리를 받아온 마을숲은 한국만의 독특한 자연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선조들이 마을숲을 조성한 이유는 마을과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물리적 장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삶의 터전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 낸 자연구조물이며 신앙의 대상이자 전형적인 마을의 상징이다.

또한 마을숲은 외부에서 마을이 보이는 것을 차단하는 ‘마을 담장’으로, 마을의 지형적 결함을 보완하는 풍수적 역할을 한다. 

겨울철이면 강한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 역할을 하며, 홍수를 막기 위해 조성된 마을숲도 있으며 마을숲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를 당산목으로 정해 신성시하고 서낭당을 지어 마을 신앙의 대상으로 섬기는 경우도 있다.

마을 주변의 산과 물 그리고 바람의 어울림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한 것이다. 주변 지형을 호랑이, 소, 용, 봉황, 지네 등의 형상으로 보고 마을숲이 지형의 기운을 북돋거나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마을숲은 전통마을의 경관을 대표하는 요소인 동시에 토착신앙과 풍수 , 유교 등 전통문화가 녹아들어 있는 공동자산 이었으며 마을 공동의 쉼터였고 굿을 하거나 마을 제사를 올리는 장소였고 지신밟기와 씨름 같은 전통놀이의 장소 등 우리 고유의 생활과 문화와 역사가 온전히 녹아 있는 생태자원이다.

이러한 마을숲은 역사, 문화, 민속적 가치가 담겨 있는 소중한 자연유산으로서 가치가 있지만 점차 우리 곁에서 사라지는 실정이다. 마을숲이 남아 있는 마을 주민 대부분은 고령화로 숲을 돌보기 어렵거나 토지 기회비용이 높아지는 등 숲을 지키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상당수 마을숲이 훼손됐으며 가치 있는 수목들이 고사하고 후계목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천만다행으로 산림청은 마을숲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2003년부터 복원사업을 펼쳐가고 있는 것에 반해 지자체의 노력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실제로 곡성군 삼기면 원등리 마을숲을 비롯 목사동면 평리 평리3구 죽정리, 죽곡면 연화리, 곡성읍 동산리, 오곡면 오리지와 담양 월산면 중월리, 고서 산덕리, 용면 용연리와 두장리, 남면 연천리, 창평면 유곡리, 대덕면 금산리, 금성면 석현리, 담양읍 향교리, 대전면 월본리 마을숲이 전라남도 전통마을숲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지만 언제까지 마을 지킴이 역할을 할지는 미지수 이다.

마을숲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마을공동체의 회복’이나 ‘마을숲 복원사업’과 같은 다양한 보존관리 방안이 실행되고 있지만 그 결과를 보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3월 현재 국내 남아 있는 마을 숲은 총 1335개소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마을 숲은 규모가 작아 1ha 이하 면적의 숲이 전체 개수의 약 78.7%를 차지한다.

마을 숲을 이루는 주요 수종은 소나무와 느티나무로 주로 마을과 지방 정부에서 관리한다. 형태상으로는 물의 흐름을 늦추기 위한 수구막이가 가장 많다.

이처럼 마을숲은 한두 그루의 고목으로 되어 있기도 하고 몇 그루의 노거수가 이루는 작은 동산으로 이루어지거나 대규모의 숲으로 조성되기도 한다. 규모나 종류는 달라도 마을숲은 주민들이 공동체를 구성하여 만들고 가꿔온 전통마을의 경관을 대표하는 녹지공간으로 농촌다움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우리 고유의 전통과 문화가 살아 있으며 마을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으로 주민들이 마을을 이루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우리 삶의 흔적이 반영되어 있는 문화적 경관의 산물이 바로 전통 마을숲인 것이다.
또 마을숲은 한국 전통마을의 가장 농촌다운 경관으로, 자연과 마을을 이어주는 마을 공동체 활동의 결과이며 자연과의 교감을 끌어내는 생태적이고 문화적인 공간이다. 

이러한 마을숲은 마을 사람들의 사회, 문화, 휴양 활동이 이루어지는 마을공원이자 추억의 장소이자 마을의 역사와 더불어 자연 발생적으로 생성되거나 조림되면서 오랜 시간을 거쳐 지역에 적응되어 남아 있는 생태적이고 전통적인 마을 경관으로 산림유산으로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최근 산림청에서 마을숲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연구와 복원사업을 함께 진행해 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마을숲을 복원할 때 마을의 역사와 전통, 문화를 이해하고 풍수를 고려해 마을숲의 기능을 부여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생태적·경관적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천이(자생수종, 향토수종 중심)를 고려한 생태숲 조성이 원칙이어야 하고 대상지 지형이 훼손되지 않도록 원지형의 보전을 우선으로 주변 생태계와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통한 경관 조성이 필요하다.

아울러 마을숲이 갖는 장소성과 마을의 전통문화를 고려하면 마을의 토착신앙, 풍수, 재해방지 등 마을숲 조성에 대한 배경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기능을 부여한 공간계획과 경관의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 

조성 배경에 따라 서낭당, 당집, 돌탑 등의 토착 신앙적 요소와 장승, 솟대, 연못 등의 풍수적 요소, 정자, 효열비 등 유교적 요소 등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며 마을의 공동쉼터로 활용한 전통적 휴양기능과 민속문화 체험 및 놀이를 위한 기능도 고려해 복원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즉 마을숲은 우리의 고유한 문화적 경관이자 전통마을에서 농촌다움이 가장 잘 살아 있는 공간으로 대대손손 후손들에게 물려줄 농촌경관으로 보존하고 계승해야 한다.

이에 본지는 국내 선진 마을숲 보전 현장을 찾아 곡성군과 담양군에 산재한 마을숲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함은 물론 사라져 가는 공동체문화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집중취재를 통해 마을숲의 가치를 재발견토록 할 계획이다. /장명국 정종대 記者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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