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고, 교육 혁파 통해 대안교육 모델로 우뚝
‘다양성’ 인정,·미래산업 접합한 공방형 교육

   ▲선명완 송강고 교장
   ▲선명완 송강고 교장

 “학교 밖 아이들? 처음 들어보셨나요?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밀어 내쳐진 아이들입니다. 이런 아이들이 현실적으로 딱히 갈 데도 할 일도 없겠죠? 그러나 반드시 사회가 책임지고 보듬어야 할 아이들이에요.”  “누구는 좋은 환경을 만나 밝고 긍정적으로 변해가지만 누구는 열악한 상황에서 거칠고 폭력적으로 변해갑니다. 틀에 빠진 영어단어, 수학공식  따위가 이 아이들에게 당장 중요한 게 아닙니다. 기존 학교 교육에서 벗어나 새롭고 자유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죠”
“대안교육을 희망하는 학생이면 누구나 받아들여 송강고가 창의적 괴짜를 길러내는 요람이 될 수 있도록 ’생애 창업, 담대한 도전‘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초 옛 봉산초교 양지분교에 터를 잡고 전남 최초로 민관협업형 공립 대안학교로 문을 연 초대 선명완 송강고 교장이 학교 소개를 하면서 던진 화두.

본관 입구에는 다른 학교의 교육이념과는 달리 ‘상상하라 다르게 상상하라’는 커다랗게 쓰여 있는 문구가 눈을 끈다. 

송강고의 교육목표는 남다르다. 

교훈은 ‘존재에 감사하라’, ‘다르게 상상하라’, ‘인류애 기여하라’이며 추구하는 인간상도 ‘존재에 감사하며, 스스로 주인이 되는 사람’ ‘생명을 존중하며,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람’ ‘즐거운 상상, 담대한 도전을 즐기는 사람’, ‘타인과 공존하며 공동체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자고 주창한다. 
대학입시가 마치 성공인 것처럼 지상 최대의 과제인 여느 학교들과는 다른 교육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선 교장은  “공교육을 혁신해야 한다며 세워진 전국의 수많은 대안학교가 학령인구의 감소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현실은 대안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교육현실을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교육과 첨단 미래산업을 융합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의 틀을 짜고 교육내용 역시 미래지향적으로 변해야 한다. 교과서 중심이 아닌 지역사회를 비롯한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미래 삶의 역량을 배양하고 학교에서 사회 적응력과 자신감을 높이기 위한 생애 창업을 이루는데 촛점을 맞춰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어  “전남지역만 해도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1년에 150~200여명의 학생들이 자퇴서를 제출하는 실정이다. 대안학교에서 개성과 창의력을 높여주고 상상력과 공동체의식을 키워 줄 경우 학생들 모두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선 교장의 확고한 신념을 토대로 송강고는 미래산업과의 접합을 위한 공방형 직업교육을 바라는 학생들만 받아들이고 전원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한 학년에 15명씩 총 45명 정원이 고작이지만 3월 1일 현재 1학년 정원 13명일 뿐, 2학년 5명, 3학년 1명 등 모두 19명에 불과할 정도로 다소 미약한 출발이지만 이제는 송강고 학생이 되기 위해 대기중인 학생수가 64명에 달하고 내년 신입생의 경우 50명 정도가 관심을 표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거의 매일 1~2명의 학생들이 송강고 문턱을 넘어 상담 할 정도로 확고한 정체성을 인정받고 있다. 

학생들과 함께 송강고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교직원들은 학과목 교사와 공방형 미래 직업교육을 담당하는 산학협력교사가 각각 13명과 3명 등 16명이나 되고 교사와 학생들 모두 기숙사에서 무료로 생활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일반직 교직원을 비롯 교무행정사, 조리사, 조리실무사, 상담사, 사감 등 교육공무직도 송강고를 지탱하는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국어와 영어, 한국사, 사회, 과학, 예술, 체육, 기술 및 가정, 교양 등 보통 교과목을 익히고 공방형 미래 직업교육(목공실, 3D프린팅실, 드론실, 도예실에서 교육), 삶의 여행, 상상과 창업 등 대안교과목에서 창업 기술을 연마하는 대안교육을 받는다. 

보통 교과목과 대안교과목의 비율은 3: 2로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전통공방 교육의 경우 ▲목공예 및 도자기공예 ▲금속공예 귀금속, 장신구 ▲옻칠공예 ▲죽공예 ▲천연염색에 대한 공부를 실시하고 있으며 첨단공방 교육은 ▲메이커스페이스(Makerspace) ▲신재생에너지 ▲3D ▲AI ▲드론 ▲광산업 등을 다양하게 배운다.

감성공방도 ▲디지털미디어 ▲애니메이션 ▲음악창작 ▲디자인 ▲웹툰 ▲일러스트 등을 익혀 실제로 다큐멘터리 및 영화제작에도 참여한다.

여기에다 방과 후 늦은 밤늦게까지도 교사들이 홈스쿨링으로 학생들이 원할 경우 얼마든지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학생들은 교사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배울 수 있어 좋고 부모와의 관계도 회복되어 행복지수를 뿜뿜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특히 학교 너머 학교를 표방하는 로드스쿨은 이달 중 숲 야영과 섬진강 라이딩을 겸해 실시할 예정이며 예술문화체험, 무인도 탐사, 진로·직업탐사와 9박 10일간의 제주도 오지탐사를 비롯 위드코로나가 시작되면 독도 탐방과 사이판 트레킹을 실시할 계획인데 학생들이 직접 예산을 짜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개인별로 역할분담을 하며 도전정신과 극기를 배우는 경험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교훈을 남길 것으로 기대치가 높다.

또한 학생들은 전문직업인의 생애 탐구를 바탕으로 진로를 스스로 설정 할 수 있도록 자신의 창업 진로와 연관성이 있는 높은 인물을 모델로 삼아 전문 직업인의 사전 동의를 얻어 현장 취재를 통해 노하우를 전수 받고 보고서를 작성 및 발표를 거쳐 정보 공유는 물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휴먼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최소 1주일에서 2주 정도 할애하고 있다.

여기에다 이색 외모 황당 주장 별난 재치 등 개인별 상상마왕 선발 및 상상 퍼포먼스, 발명대회, 설치물 제작 등 상상프로젝트와 교과서 뒤집기, 거꾸로 질문, 관점 바꾸기 발명 등 프로젝트 결과 작품 발표 및 전시 등 상상교과 학습을 거쳐야 한다.

이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굴하는 창업 프로세스, 아이템 창풀, 창업의 실제 과정에서 컨설팅 지원, 졸업자격 인증 연계, 기업체 등 관련 기관에 응모하는 생애창업 프로젝트를 통해 자랑스런 송강인으로 성장토록 하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노력들이 헛되지 않아 10대 CEO을 꿈꾸는 학생들이 IT와 자동차 디자인 분야에서 독보적인 능력을 발휘해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학부모들의 동의를 얻어 주식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실물경제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등 상상 그 이상의 것을 가르치는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이처럼 송강고 학생들이 기대 이상의 남다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원동력은 따로 있다.

대체적으로 학생들의 실력이 중하위권이지만 인지능력과 지적 탐구 욕구은 측정을 불가하기 힘들 정도로 열의는 넘쳐나는 등 창조적 괴짜들이 펼쳐가는 수업은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 육성의 밑거름이 되가고 있다.

송강고 학생들은 이렇게 말한다.

“학교는 준비가 되어 있으나 우리가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학생들이 집단으로 패배의식에 빠져 있다고 예단하면 큰일 난다. 자신들의 처한 위치에 대한 냉엄한 판단을 통해 어떻게 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하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도전의식을 갖고 임하고 있는 등 집단지성의 끝판왕이 되어가고 있다.

이는 학생 스스로 만든 기숙사 생활자치 규약에 오롯이 드러나 있다.

1조 언어 폭력(욕설 및 비하발언)을 하지 않는다. 2조 외출은 원칙적으로 제한하나 지정된 시간에 외출부를 작성한 후 허용한다. 3조 기숙사에서는 흡연을 엄격히 금하며 담배를 소지한 경우도 흡연으로 간주한다, 4조 기숙사내 음주를 엄격히 금한다, 5조 취침시간 중 기숙사 무단 호실 이동을 금한다, 6조 기숙사 핸드폰 사용 규칙, 7조 기숙사 공동생활 중 개별행동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등 20조에 걸치는 조항마다 학생 스스로 정한 것이어서 이를 지키려는 노력들이 가상하단다.

이러한 자치규약 덕분인지 몰라도 송강고는 개교 이래 단 한 명의 퇴학생이 없다. 물론 퇴학 규정이 없는 것도 주요인이지만 이에 버금가는 탄핵제도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학생 스스로 만든 규약이기에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진부한 규정과는 결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송강고 학생들의 학교생활은 빡세다.

오전 6시 30분 일어나 40분 동안 자전거 타기로 새벽을 열고 숙며을 위해 오후 9시 40분 기숙사에 입실하기까지 하드 트레이닝을 방불할 정도로 빈틈 없는 교육과정을 소화해내야 하지만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 없이 원팀이 되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선명완 교장은 “100년이 넘는 느티나무와 소나무, 플라타너스 등 50여종 80여그루의 아름드리 나무로 이뤄진 학교 숲은 지난 2008년 산림청과 사단법인 생명의숲이 주관하는 제9회 아름다운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학교숲’으로 선정된바 있”며 “내년부터 3년간 산림청으로부터  6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학교 숲을 휴양림처럼 만들어 대한민국 학교 탐방 1번지로 송강고를 기억하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나아가 “대학과 연구소 및 지역전문가와 협업하는 ‘학교 너머 학교’를 만들고 교직원과 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선 교장의 약속처럼 스스로 서고 함께 성장하며 삶을 창업하는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는 학생 중심의 미래형 학습공간인 송강고. 
세상과 늘 소통하려고 노력하면서 꿈을 키우며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몇 안 되는 학생들이 미래사회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한편 송강고는 봉산면 양지리 옛 봉산초 양지분교에 교육부 특별교부금 40억원, 전남도교육청 예산 28억원, 담양군청 예산 10억원 등 총 78억원을 재원으로 설립됐다.   /정종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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