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비료와 농업용기계 타격에 내년 농사 걱정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현상이 물류대란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다 농업과 농민으로까지 불똥이 튈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농업용 요소까지 재고가 바닥나면서 일부 국내 비료 업체는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일선 농가에 비료를 공급하는 지역농협 일부의 경우 매점매석을 막기 위해 조합원 1인당 비료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고육책까지 꺼내 들었다.

업체별로 농업용 요소 재고가 평상시의 5분의 1 수준까지 떨어져 내년 농가 주문을 대비해 생산 계획을 짜야 하는데 연말까지 요소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업체들이 속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

수확이 끝나 당장 요소 비료나 농기계를 쓸 일은 없지만 요소수가 귀해지면서 내년에 쓸 비료 가격이 오르지 않을까 농민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배추나 고추 등 밭작물에 뿌리는 요소 비료는 연말에 농협 입찰을 통해 가격대가 결정되는데 원재료인 요소값이 오르면서 가격 상승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최대 요소비료 생산업체인 남해화학은 연간 26∼27만t의 요소를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올해는 2만t가량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고정 단가로 거래되기 때문에 올해 생산된 물량은 가격 상승이 없지만 당장 내년 봄부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농협 자료에 따르면 비료 원자재인 요소 수입 계약가격은 10월 기준 톤당 814달러(약 96만원)로 1월 260달러(약 31만원)보다 92%가 상승했다. 

2021년 요소비료 계약가격과 판매가격 상승으로 인한 농민부담 증가액은 호당 42만8000원씩 총 442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도입 요소 수입량의 48%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국내에서 자체 생산하는 요소 물량은 전무하다. 중국산과 가격경쟁력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아 2011년을 마지막으로 국내 생산이 중단된 것이 이유다.

농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소형 트럭도 문제다.

무엇보다 밭갈이, 농자재 운반 등에 사용하는 경운기나 1t 화물트럭, 트랙터가 모두 디젤 기관을 쓰기 때문에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내년 봄부터 농사에 차질이 우려된다. 소형 트럭은 요소수 소비량이 많지 않아 당장은 버틸 수 있지만 요소수 대란이 장기화하면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등지에서 도매시장이나 대형마트로 농산물을 운송하는 대형 트럭도 요소수 부족으로 인한 운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자칫 농산물 물류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산업용 요소 수입 370만톤 중 중국 수입은 327만톤으로 88%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용 중 약 8만톤이 일반 농기계와 자동차에 사용되고 있다. 

요소수 주입이 필요한 농기계는 2016년부터 생산된 75마력 이상 트랙터 1만7775대와 콤바인 9898대로 파악됐다.

이에 곡성군과 담양군도 요소와 요소수 품귀 현상 장기화에 대비해 정부의 수급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지자체 차원의 비상점검 체계 운영과  수급상황을 매일 점검키로 했다.
이같은 요소·요소수 공급부족 사태에 대해 정부가 대책을 내놓았다.

"내년 2월까지 농업용 비료 공급 부족 현상이 없다"는 것.

올해 말까지 동계 작물 재배에 필요한 요소비료 수요는 1만8000톤(t)으로 이미 확보한 비료 완제품 물량 3만5000톤(t)으로 감당이 가능하다. 또 내년 1~2월 요소비료 공급물량도 9만5000톤으로 예정돼 있는 만큼 예상수요 4만4000톤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또한 정부는 내년 3월 이후 소요물량 조기확보에 나서는 한편 비료가격에 원자재 가격 인상분 반영시기를 단축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원자재 확보여건을 바꾸기로 했다.

이와 함께 요소 등 원활한 원료확보를 위해 비료구매가격에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연동하도록 구매계약 방식을 변경하기로 했다. 

연중 고정방식인 비료 계약단가를 분기별 조정방식으로 바꿔 원자재 확보 여건을 조성하고 이달 중 바레인과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에서 요소비료를 수입하도록 수입선 다변화에 나선다.

아울러 비료 원료구매자금 지원예산을 올해 2000억원에서 내년 6000억원으로 늘리고 할당관세 0% 적용을 위해 재정당국 등 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다. 업계의 희망대로 중국산 요소 15만4000톤을 수입하는데도 지원에 나서기로했다.

이밖에 사재기 등 시장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주간단위로 지역농협별 비료공급량을 배정하는 등 실제 필요 물량을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농기구용 요소수에 대해서도 농협의 농작업 대행서비스 사업과 지방자치단체 농기계 임대사업을 통해 요소수 부족농가를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농업단체들은 중장기적으로 유기질 비료 지원 확대를 통한 요소 등 무기질 비료의 비중 낮추기와 무기질 비료 사용 절감을 위한 토양분석 확대, 수급불안에 대비한 농업 분야 필수 원자재 상시비축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요소수 수급 문제 등을 예의주시하는 동시에 지자체도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농업인의 영농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원자재 수급 안정 등 지원과 관리를 강화할 것이다”며 “화물과 농촌 등에서도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농협과 함께 불필요한 가수요 관리를 강화하고 농업인들도 필요 물량만을 구매해 가수요가 발생하지 않도록 계도에 나서는 등 수급안정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정종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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