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법정문화도시 밀양시와 김해시를 찾아

* 햇살을 비추는 문화도시 밀양

밀양시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제3차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앞서 2020년 12월 문화도시 조성계획을 승인받아 1년간 예비사업을 추진했으며 현장실사와 최종발표회를 거쳐 문화도시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지정됐다.

이로써 밀양시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5년간 국비 100억원과 지방비 100억원으로 최대 2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밀양시는 법정문화도시가 되기 위해 2019년 3월 전국 최초로 문화도시센터를 조직해 문화도시 조성의 첫발을 내디뎠다.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2019~2023년)과 2019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지역 유휴공간을 활용한 지역예술가 창작공간으로 진장문화예술 플랫폼 미리미동국을 조성하면서 단계를 밟아갔다.

그러나 2019년 제2차 예비문화도시를 신청해 한 번의 고배를 마셨고 2020년에 ‘삶의 회복 새로운 미래, 햇살문화도시 밀양’을 비전으로 제3차 예비문화도시를 신청해 최종 승인을 받았다.

‘햇살문화도시 밀양’은 따뜻한 문화, 비추는 문화, 퍼지는 문화, 반짝이는 문화의 4개의 핵심가치를 도출해 4개 분야 12개 세부사업과 문화도시 전략으로 햇살문화 전환캠퍼스 1개 사업을 계획했다.

이를 위해 각 부서 추진사업과 문화도시 사업의 유기적 연계를 위해 박일호 시장을 필두로 부시장과 22개 부서장으로 행정협의체를 구성했다. 

문화예술, 교육, 도시 등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제2기 밀양시 문화도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문화도시 단독 조례를 제정해 사업 추진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밀양교육지원청,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청소년수련관 등 관내 각종 기관단체와 사업을 연계 추진해 문화도시의 실질적 거버넌스를 구축했다.

시민의 문화역량 강화를 위해 △문화기획자 양성 과정 △시민공모사업 △문화햇살이장 △문화 다(多)공감 사업 등을 추진했다. 

문화적 장소 재생을 위해 △원도심 빈집프로젝트 △문화팝업 △문화햇살발전소 등의 사업도 추진했다.

특히 밀양시는 폐교된 옛 밀양대학교(기획재정부 소유)를 활용한 공간 전략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때 원도심 활력의 주역이었지만 밀양대 이전으로 쇠퇴되고 활력을 잃어 유휴공간으로 남아있던 밀양대를 햇살문화 전환캠퍼스 핵심앵커로 조성, 거점으로 공간화해 도시 곳곳으로 확산시킨다는 전략이 호평을 받았다.

밀양시는 밀양대에 지역주민들의 소통과 협력을 위한 지역거점별 소통협력공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역거점별 소통협력공간은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민·관·산·학이 함께 지역 의제를 발굴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주민참여 지역사회 혁신거점 공간을 말한다.

시는 지역 문제 해결력을 높이기 위해 지역 밀착형 문제를 도출해 주민중심의 새로운 관점에서 해결방안 등을 강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는 사회문제를 해결한다는 같은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배우며 성장하는 공간이 되기 위해 경남도민 누구나 참여하는 소통과 협력의 거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밀양대 일원은 1923년부터 2005년 캠퍼스가 삼랑진읍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장장 83년간 밀양의 대표 번화가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이끌던 핵심거점이었다.

하지만 밀양시내 거리를 활보하면서 생기를 불어넣었던 대학생 5000여명이 2005년부터 썰물처럼 빠져나간 이후 도심은 쇠퇴의 길로 접어들면서 빈 상가가 늘어나고 저녁 8시가 되기 전에 시내 거리에 불이 꺼져 버린 지 17년째다.

밀양시는 활기를 되찾기 위해 오래전부터 많은 노력을 진행했다. 

2015년 한국 폴리텍대학교 밀양캠퍼스 설립 사업계획을 확정, 실시설계 중이며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24년 조성이 완료된다.

또한 법정문화도시를 준비하면서 밀양대를 활용한 공간 전략을 세웠다. 한때 밀양도심 활력의 주역이었지만 밀양대 이전과 함께 쇠퇴하고 활력을 잃어 유휴공간으로 남은 밀양대를 햇살전환캠퍼스 핵심 앵커로 조성해 거점지역으로 공간화 시켜 도시 곳곳으로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햇살전환캠퍼스는 도시 전환을 위한 시민 활동 허브로써 문화재생을 통한 시민캠퍼스 개념으로 ‘문화도시 아카이빙, 전환캠퍼스 공간으로 조성, 리빙랩 실험사업’ 등으로 진행한다.

이는 시가 2020년 문체부로부터 제3차 문화도시 조성계획을 승인 받을 때 햇살전환캠퍼스 핵심 앵커를 밀양대에 조성한다는 계획이 높은 평가를 받아 예비문화도시에 선정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시는 지난해 11월 이틀간 ‘2021 밀양대 페스타’를 개최했다.

페스타 행사기간 중 시민과 졸업생 1만여명이 다녀가며 밀양대의 좋았던 날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구도심 유휴공간이었던 밀양대가 핵심 문화거점으로 조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성공적인 행사였다.

시는 앞으로 5년간 법정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더불어 사는 지역 공동체 △도시문화의 지속 가능성 △함께 만들어 가는 지역문화 △도시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한 지역 문화 활성화 및 성장 발판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인터뷰]

“자생적 문화생태계 조성으로 지역문화 활성화 도모” 
김은아 밀양시문화도시센터 본부장

“밀양문화도시센터는 문화기획자 발굴 양성을 통해 자생적 문화생태계를 조성, 지역내 문화자원과 인적자원을 발굴하고 다양한 지역문화 주체와 네트워크 모임 및 프로젝트를 기획해 지역문화를 활성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밀양문화의 태동인 미리미동국에서 만난 김은아 밀양문화도시센터 본부장이 제시한 법정문화도시 가이드라인.

김은아 본부장은 법정문화도시 전문가답게 막힘 없이 그동안 밀양시가 펼쳐온 문화정책에 대해 설명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빈집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진장 문화예술 플랫폼이자 나그네의 발길이 머물며 지역 예술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시민들과 소통하는 미리미동국에 둥지를 튼 밀양문화도시센터.

‘미리미동국’은 최초로 밀양 땅에 붙여진 이름으로 삼한시대 변한의 12국 중 하나였던 밀양의 옛이름이다, 2019년 11월 30일 개관한 진장문화예술 플랫폼 미리미동국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적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조성됐다는 것.

미리미동국이 둥지를 튼 진장마을은 비가 오면 홍수가 잘나는 지역에다 배수가 잘 안되어 질퍽한 동네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더 이상 홍수가 나지 않아도 하나둘 떠나는 이들이 늘어가면서 자연스레 빈집이 생겨 났단다.

밀양문화도시센터는 빈집 6채를 5년간 무상 기부받아 지역예술인들의 레시던시 공간으로 황용하도록 한 것을 비롯 공가와 공가를 연결하는 인트로 로드를 구축해 옥외공간을 하나의 갤러리화했다.

또한 지붕은 문화예술적 디자인을 접목해 진장둑에서 바라보는 마을의 전경을 공간적으로 디자인함과 동시에 진장1길 일원의 6~8m에 이르는 골목길의 가로경관을 벽화작업으로 개선하여 걷고 휴식할 수 있는 문화특화가로로 조성했다.

특히 12개의 방과 공유 전시공간으로 이루어진 플랫폼 공간에는 코로나19 열풍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상주 작가들은 생활공예, 목공예, 에코DIY 등 문화예술 작업공간으로써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밀양문화도시센터는 70년대 이후 밀양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학생들에게 추억의 장소였던 청학서점이 사라지는 것을 수수방관하지 않고  청학서점의 전통을 살리고 원도심 재생의 문화적 대안으로 문화공유 공간으로 재탄생한 청학마실은 5년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예술가들의 창장공간과 주민 문화공간, 동호인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시민이 참여하고 기획하는 ‘시민문화 페스타’는 차 없는 거리축제로 문화특화도시 조성사업의 시민문화공모사업에 참가한 지역 문화동아리와 문화도시협의체 등 30여개 단체가 참여해 시민 동아리들이 꾸미는 공연과 전시, 내일동 밀양읍성 상가거리 빈 점포를 활용한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전시전, 체험전, 플리마켓 등 지역 상권과 접목한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단다.

그리고 “센터는 문화 기획 이론 및 실무교육, 분야별 전문 멘토와의 연계를 통한 실습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문화기획자의 역량강화를 지원하고 있다”며 “양성과정을 수료한 이들은 ‘MY문화기확자협회’를 결성해 지역의 다양한 문제점을 문화예술적 접근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화도시센터 사업들은 문화기획자 수료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민주체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며 “문화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와 참여를 높이고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여 문화도시사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시민의 삶 속에 문화가 확산되는 사업이 주를 이룬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담양이 법정문화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담양다움이 전제 되어야 한다. 담양만의 공동체 문화, 특정 이념이나 사상의 틀에 가둘수 없는 담양의 정신, 좋은 경치와 아름다운 고장 이미지 제고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며 “담양다움의 문화도시 콘텐츠 방향 설정과 이를 뒷밧침 할 프로그램이 조화를 이루면 법정문화도시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릴 것 이다”고 제언했다.  


* 가야문화권 첫 법정문화도시 김해시

김해시가 가야문화권 최초의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됐다.

김해시의 법정문화도시 선정은 가야에 기초한 도시 고유의 역사문화적 유산을 활용해 역사의 현재화를 시도하겠다는 전략이 주효했다. 

문화재 기반의 하드웨어 구축에 방점을 둔 기존 방식이 아닌 시민의 일상으로 역사를 문화적으로 소환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비전이 호평을 얻었다. 

역사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역사가 도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마련했다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문화도시를 이끌어가는 시민들을 참여 단계를 넘어 조직화하고 실행하는 주체로 성장시키겠다는 휴먼웨어 전략, 문화도시센터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한 조직 운영의 안정성, 문화도시 협의체 운영을 바탕으로 도시 전체가 움직이는 문화도시 상을 구현한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밖에도 도시재생사업과의 연계 및 협업, 문화공간들 간의 유기적 네트워킹, 가상현실 기술을 통한 도시 전체의 박물관화 등 도시 전역을 정교하게 잇는 연결성 측면에서도 참신하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특히 한 차례 탈락의 고배를 마신 후 재도전 끝에 이뤄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는 평가다. ‘산고가 없으면 옥동자가 태어나지 않는다’는 말처럼 김해시는 지난 2018년 12월 제1차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돼 1년간 예비사업을 추진했지만 최종 지정 심의에서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에 시는 제2차 법정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본격적인 시동에 나선다.

시는 지정 탈락 시 1회에 한해 1년간 예비문화도시 자격을 유지한다는 문체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한 번 더 예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재도전의 기회를 부여받은 만큼 반드시 문화도시 지정을 일궈내겠다는 게 각오로 도전했다.

예비사업 계획의 설계는 반성과 성찰의 기조 아래 현상을 진단하고 탈락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시는 문화도시 심의위원들의 심의 결과를 토대로 사업 자체 평가를 실시하고 △거버넌스 협력 체계의 보완 △역사의 현재화 △문화도시센터의 독립성과 자율성 강화를 3대 주요 과제로 꼽았다. 

여기에 시민, 전문가 등 다양한 계층의 의견도 폭넓게 수렴해 사업계획 수립 과정부터 하나의 문화적 협치 모델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시는 문화도시 추진을 위한 기반 환경 조성과 대중 인식 확산에 방점을 뒀던 경험을 바탕으로 공존과 교류의 문화생태계 가동을 위한 가시적 실험들을 해나갔다.

문화와 도시경영 분야는 '문화도시센터 운영', '문화도시 협의체 운영', '문화도시 R&D 운영'을 골자로 문화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했다.

이같은 노력은 헛되지 않아 법정문화도시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지역문화 생태계 구축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김해시 문화예술정책 방향의 큰 틀은 △전환 △뉴딜 △로컬 △공간 등 4가지 키워드로 나뉜다. 문화정책의 무게 중심이 수도권 등 중앙에서 지역으로 옮겨오며 본격적인 '지역문화시대'가 시작됨에 따라 시는 '문화도시'다운 골격을 갖춰나가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법정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시민 주도형 사업으로 총 3개 분야 9개 과제, 29개 사업들이 펼쳐진다. 

시민 문화력 증진, 도시 DNA 발견, 지속가능성 등의 가치 창출을 통해 지역문화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김해한글박물관에 실감콘텐츠 전시시설을 설치하는 등 꾸준히 관람객들에게 능동적 관람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와도 연계해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킬러콘텐츠'로 엮어내는 시도도 병행된다. 

로컬 분야는 가야문화를 기반으로 김해다움을 표방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오페라 형식을 통해 허왕후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한 창작연 '허왕후'를 비롯 5월 김해 가야금축제, 7월 전국선면예술대전, 9월 김해예술제·김해국제음악제, 10월 김해비엔날레 국제미술제·전국공모김해미술대전 등 다양한 예술행사들이 달마다 열려 김해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일조한다. 

공간 분야는 지역의 문화공간들을 재발견하고 확충하는 것이 목적이다. 

'박물관 도시'라는 브랜드를 반영하기 위해 한글박물관, 대성동고분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 목재문화박물관, 진영역철도박물관, 김해분청도자박물관 등 박물관의 유기적 운영을 도모할 계획이며 김해복합문화나눔센터, 김해문화원, 요가와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슬로시티문화창작소 등 주변 환경 개선을 통해 시민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정종대 장명국 記者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담양곡성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