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명 국(곡성취재본부장)

치열했던 지방선거가 끝나고 머지않아 새로운 일꾼들이 들어서게 됩니다. 그들은 자치단체장으로, 의회 의원으로 맡은 바 책무를 다 할 것을 다짐하면서 갓끈을 바짝 동여매고 있습니다.

선거 후 등장하는 단골 메뉴 중 하나가 선거 때 발생한 앙금과 갈등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찾는 일입니다.

흔히 선거가 끝나고 당락이 결정되면 당선자는 겸손해지기 마련이고 낙선자를 향해 위로와 함께 화해의 손길을 내밀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낙선자가 당선자에게 먼저 축하의 뜻을 전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자신의 몫까지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나 지도자로서 군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아름다운 모습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선거기간동안 갈등의 골이 너무 깊었던 탓인지 아직까지 이렇다 할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혹여 당선자가 당선의 기쁨과 연일 밀려드는 당선축하 인사에 묻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고 있지는 않는지 걱정입니다. 누가 뭐래도 당선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낙선자에 대한 위로와 격려입니다.

개표가 끝나고 당락이 결정되면서 당선자가 기쁨에 넘쳐 환호를 지르는 순간 낙선자에게는 실로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과 고독이 엄습합니다. 어떤 말로도 위로를 받지 못하고 주위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싫어지면서 마치 세상에 홀로 남은 것처럼 쓸쓸해지고 원망만 가득하게 되는 것이 낙선자의 마음입니다.

선거의 패배는 기대했던 만큼이나 낙심도 큰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주위의 따스한 위로와 격려의 말 한마디가 소중합니다. 더욱이 경쟁상대로 싸웠던 당선자의 진심어린 위로라면 그 효과는 더욱 클 것입니다.

당선자가 낙선자를 향해 “수고하셨습니다, 열심히 하셨습니다. 당신은 정말 훌륭한 상대였습니다.”라는 문구 하나쯤 새겨 걸어주었으면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선거에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인생까지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도 했습니다. 실패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큰 성공에 이를 수 없고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의 참맛을 모른다는 교훈으로 위로를 대신하고 싶습니다. 이번의 실패를 앞으로 더욱 발전하고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고 부디 희망과 인내를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곁들입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모든 이의 눈길이 자신에게는 조소로 비칠지라도 그중에 많은사람들은 위로와 격려의 눈빛을 보내고 있음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지역사회에서도 비록 낙선은 했지만 주민들이 지지했던 지도자로서 더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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