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형 돌봄시스템-향촌복지 본격 가동 나서

어디 사는지가 노후를 좌우한다. 

민간이 수익성을 이유로 농촌 진출을 꺼리면서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돌봄을 받으며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농촌 어르신들의 바람은 멀어져 간다.

실제로 어르신들이 평생을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성한 곳 보다는 아픈 곳이 더 많아 삼시세끼와 함께 정기적으로 약을 털어 넣는 광경은 이미 생활의 일부분이 된지 오래이다.

그나마 체력과 건강이 뒷받침되어 자식들한테 손 벌리지 않고 삶을 영위하다 선산이나 갑향·오룡공원, 천주교공원묘지에 묻히는 것은 천만다행이며 건강이 악화되어 담양에 있는 시설에서 삶을 마감하는 것도 요행에 해당 될 뿐만 아니라 정든 고향을 떠나 도회지에서 생활하는 자식들 근처 요양시설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고 다시는 고향 산천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담양군이 전격적으로 내세운 것이 담양형 통합돌봄 시스템인 ‘향촌복지’.
‘향촌복지’는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계속 거주하며 편안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주거 의료 요양 돌봄을 연계해서 제공하는 예방적 통합적 돌봄 시스템이다.

또 요양원 및 주간보호센터 기능을 보강해 입소자들의 삶의 질이 급속도로 저하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쉽게 풀어 설명하면 ‘내 부모가 활력있는 삶과 건강을 유지하도록 돌봄 체계를 강화하고 거동 불편자는 의료와 재활기능을 강화하여 시설 입소를 예방하며. 시설입소자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함은 물론 자녀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주골자.

본지는 ‘향촌복지’의 연착륙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3회에 걸쳐 집중보도할 계획이다.  (편집자 주)

  1. 왜? 향촌돌봄이 필요한가?

농촌은 고령화하고 독거가구 비율도 높아 장기요양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2011∼2020년 외부 도움 없이 자립적으로 생활하는 데 제약이 있는 노인 비율은 농촌이 19.3%로 도시(17.1%)보다 높은 실정이지만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한계가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실태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농촌 노인 방문요양(80%)과 방문목욕(37.6%) 경험률은 비교적 높았지만 주·야간보호(15.9%)와 방문간호(3.9%) 경험률은 낮았다.

이는 서비스 주요 공급자인 영리 민간기관이 수익성이 낮은 농촌에 진출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경연에 따르면 전체 방문요양 기관 가운데 농촌에 있는 기관 비율은 21.8%에 그치고 방문목욕(20.5%), 방문간호(18.4%), 주·야간보호(31.4%)도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주·야간보호는 농촌에 시설이 들어설 땅과 요양보호사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고 방문간호는 필수 인력인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개소가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농경연은 농촌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노인들이 장기요양 서비스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농촌 특성에 맞는 통합재가서비스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시설과 교통이 열악한 농촌 현실을 고려해 이용자가 처음 접촉한 기관이 일종의 사례관리자가 돼서 다른 종류의 재가서비스도 한꺼번에 제공하거나 기관이 장기요양 서비스뿐 아니라 다른 복지사업도 연계해 제공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같은 농촌 현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병노 군수는 “불굴의 의지로 가난과 맞서며 자녀들에게는 헌신과 배려로 가정을 지켜주신 어르신들의 삶을 존경한다. 담양군은 자식처럼 섬김과 공경으로 어르신들을 모시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공수표가 아니라 공약으로 내걸고 민선 8기 출범과 동시에 조직개편으로 향촌돌봄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산물이 ‘향촌복지과’를 신설한 것.

신설된 향촌복지과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소신 아래 현실을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정확한 현실 진단 없는 대안은 공염불이기 때문이다.

올해 6월 현재 담양군의 전체 인구는 4만6697명이고 이중 노인 인구는 1만5223명(33%)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가족돌봄이 없는 독거노인이 5318명(34.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65~74세가 7348명(48%)이고 75세 이상도 7875명(52%)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담양군지역사회보장계획 수립을 위한 지역 주민을대상으로 실시한 욕구 조사 결과, 노인돌봄이 66.1%로 사회보장 정책중 시급하다고 답했으며 뒤를 이어 장애인 돌봄 64.5%, 아동돌봄 62.5% 순으로 응답했다.

특히 전체 노인 대비 16.5%인 장기요양등급 신청자 2516명 중 75세 이상 비율이 84.8%를 차지하고 있으며 고비용 돌봄대상자 진입전인 4~5등급, 인지지원, 등급외 대상자가 1575명으로 이들에 대한 돌봄 기반 마련이 요구되고 있는데다 장기요양 신청자중 16%가 탈락해 의료나 돌봄 욕구가 상존하고 있는 반면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노인 발생으로 예방적 돌봄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와 함께 고비용 돌봄대상자 진입전(4~5등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시설 입소 지연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됐으며 등급외 대상자와 치매환자(1328명-남 325, 여 1003)에 대한 지원은 물론 시설 입소 예방 대책의 필요성도 함께 요구됨에 따라 의료와 재활돌봄 지원 서비스가 간절히 요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편안한 삶 영위’를 위한 비전을 실천하기 위한 추진 체계와 조직을 구축했다.

향촌복지과는 향촌복지팀과 장수지원팀이 주축이다.

향촌복지팀에서 통합돌봄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함은 물론 계획수립 및 운영, 대상자 정보관리, 서비스 연계와 조정 관리, 사업평가와 모니터링, 노인 맞춤 돌봄, 경로당 관리를 추진한다.

장수지원팀은 노인회 운영, 노인 일자리(시니어클럽), 노인 요양시설, 장기요양서비스, 공중목욕장 업무를 담당한다.

주민복지과 희망복지팀도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를 비롯 통합사례 관리, 지역자원 연계, 복지기동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해 향촌복지의 시너지 효과를 거들고 있다.

보건 의료와 건강지원 업무를 담당할 보건소의 책무도 막중하다.

보건행정팀은 찾아가는 주민건강 지킴이, 우리마을 주치의, 보건지소 및 진료소 운용, 진로상담과 약 처방, 건강증진실, 구강보건교육, 심뇌질환 예방 교육, 심폐 소생술 교육 업무를 담당한다.

방문보건팀과 치매관리팀은 방문건강관리 서비스 제공, 암 환자 관리 지원, 지역사회중심 재활에 대한 지원, 물리치료실 운영, 치매환자 등록관리, 치매검진 사업, 치매예방관리 등 협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다.  

공공영역 못지않게 민간(기관단체)도 향촌복지라는 큰 물줄기를 이루고 있다.

노인맞춤돌봄기관, 건강보험공단 장성담양지사, 향촌돌봄협의체, 재가장기요양기관, 담양군복지재단도 민간 영역에서 공공기관과 키스톤 플레이를 통해 누수 없는 향촌복지 추진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렇게 촘촘하게 구축된 향촌복지 시스템은 시스템의 미학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읍면사무소에서 전수조사를 통해 파악된 수요자에 대한 의무방문을 시작으로 읍면사무소는 물론 보건소에서 담당 직원을 지정하고 가정방문이나 돌봄 필요도 조사(읍면 및 보건소)→돌봄계획 수립(읍면 담당자)→서비스 연계와 서비스 의뢰(읍면 및 향촌복지과)→서비스 제공(공공 민간 제공기관)→서비스 평가(읍면 및 향촌복지과, 보건소)→사후관리(향촌복지과)→비용정산(향촌복지과)이라는 추진 절차에 따라 담양형 향촌돌봄 시스템이 작동한다. /정종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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