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곡성 장미의 현주소 그리고 장미축제
축제의 생태는 지역주민들의 이색적인 문화를 통해 관광객들과 소통하면서 발생되는 문화창조산업으로서 지역주민과 관광객 사이에 축제가 매개역할을 하고 문화예술부분에서 관광객들에게 서비스로 제공되고 지역주민들은 축제를 통해 방문객들에게 생산품을 판매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축제가 지역개발의 효율적 수단으로 인식됨에 따라 관광객을 위한 문화관광형 축제에 대한 개념이 생겨나 2023년 기준 전국의 축제는 1129개로 성장했다.
매년 5월 개최되는 곡성세계장미축제는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 ‘2024~2025년 예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20개 축제 가운데 전남 지역 유일 선정이란 영예를 안는 등 대외적으로도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섬진강기차마을 일원에서 열린 제14회 곡성세계장미축제는 우리 모두가 장미라는‘we the rose’캐치프레이즈 아래 열흘의 축제 기간 동안 섬진강기차마을 총 누적 관광객수는 24만 1774명 입장료 수입으로만 10억 3900만원을 기록하며‘곡성=장미’라는 인식을 강렬하게 심어준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섬진강기차마을 개장 이후 볼거리 확충을 위해 새로운 콘텐츠를 고민해 온 곡성군은 2007년 현 기차마을 생태학습관 주변에 시범적으로 장미 4000여 주를 식재했다.
전국 최고의 장미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고려대 심우경 교수가 장미공원의 설계를 진행해‘심청’을 콘셉트로 한 다양한 수목과 연못, 분수 등을 조성하며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의 우수한 장미 품종 1004종을 수집해 천사 장미원이라는 별칭도 만들어졌다.
이후 2020년 사업비 21억원을 들여 35,000㎡의 부지를 확장하고 중국,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 프랑스, 영국 등의 정원 양식을 본뜬 이색적인 장미 정원을 조성하며 75,000㎡(장미식재 면적 13,000㎡)의 공원에 1035종의 장미 4만3000여 주가 식재되었다.
독일 장미신품종평가회(ADR) 인증품종 126종, 세계장미협회(WFRS) 명예 입상품종 18종을 모두 보유하고 1900년 이전에 육성된 올드로즈 품종 60여종도 장미원내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어 국내 장미원 중 가장 다양한 계통의 품종을 보유하고 있는 독보적인 장미원으로 자리매김 했다.
올해 치러진 장미축제는 기존 섬진강기차마을에 한정된 축제장을 섬진강동화정원, 곡성어린이도서관, 갤러리107, 뚝방마켓 등으로 확장하고 첼로 버스킹, 꽃을 담은 도서관 in 장미축제, 견생조각전 등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확장시키는 시도를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장미 정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장미주제관 조성을 2027년까지 추진해 실내 정원 등 장미 체험 공간, 장미 아트 공간 등을 추가로 마련해 다양한 볼거리를 추진할 예정이다.
■ 차별화된 아이템 개발 필요성 대두
장미의 계절 5월이다. 5월부터 개화가 시작되는 장미에는 장춘화(長春花)라는 이름도 있다. 개화 기간이 긴 데서 유래된 것으로 장미꽃을 청춘에 비유해 인생의 봄, 또는 젊음이 오래 유지되길 기원하는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오늘날 성년의 날을 맞이한 청년에게는 향수, 키스와 더불어 무한한 사랑과 열정이 계속되길 바란다는 의미로 장미를 선물한다.
하나의 나무에서 꽃이 피고 지고를 계속해 전체적인 관상기간이 길고 아름다운 장미는 꽃 축제 자원으로 훌륭해 지자체에서 축제 자원으로 활용하는 곳들이 많다.
곡성세계장미축제가 열리는 시기와 비슷하게‘대구 장미 필(feel) 무렵 축제’, ‘강원도 삼척 장미축제’,‘울산대공원 장미축제’,‘중랑 서울장미축제’,‘서울대공원장미원축제’,‘서울 송파구 로즈아워페스타’,‘부천 백만송이 축제’등 굵직한 장미 축제만 무려 7군 데서 열린다.
열흘간 펼쳐지는 곡성세계장미축제에 곡성 인구의 9배가 넘는 관광객이 찾아 성공했다고 축포를 터뜨렸지만 중랑서울장미축제에는 3일간의 축제기간 동안 누적 관광객 200만 명이 찾았다고 한다.
비슷한 축제의 홍수 속에서 관광객을 곡성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특색을 찾아 차별화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특산품인 흑돼지, 멜론, 토란, 와사비의 매력을 끌어모아 만든 깨비정식, 토란 막걸리 등으로 지역민을 직접 먹거리 크리에이터로 참여시킨 전력이 있는 곡성이 다시 한 번 개성과 감각을 바탕으로 힙하게 나아갈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장미의 용도를 식용으로 확장하게 되면 홍보와 마케팅에도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다른 농작물의 판매 촉진 기대효과도 크다.
식용장미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 중의 하나가 중국 윈난대학(雲南大學)이다. 중국 윈난성(云南省)에 있는 국립 윈난대학교에서는 2014년 초에 교사와 학생들에게 즐거운 풍경을 제공하기 위해 장미 정원을 만들었다. 장미정원은 30에이커(acre)이상의 면적에 다양한 식용장미가 식재되어 있다.
윈난대학은 장미가 개화하는 4월과 5월이 되면 아름다운 캠퍼스의 낭만과 꽃 사진을 남기기 위한 방문객이 많다. 장미꽃이 관상 측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은 곡성세계장미축제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장미꽃을 식용으로 활용하며 홍보를 하고 있는 것은 다르다.
윈난대학교 학생 식당에서는 장미꽃이 피기 시작하면 식용장미꽃을 활용한 요리를 선보임과 동시에 홍보에 적극 나선다. 지난해에도 학생과 교직원을 위한 장미꽃 요리 25종(장미 커스터드, 장미꽃튀김, 장미 초밥, 장미 찜고기, 장미 빵, 장미계란 볶음밥, 장미와 파파야디저트, 장미 갈비 등)를 학교 식당에서 공급하고 있으며 이를 곳곳에 홍보하고 있다.
관상하는 장미는 많아도 요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은 거의 없어 윈난대학교는 다른 대학 학생들에게도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등 식용장미를 통해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윈난대학이 있는 쿤밍(昆明)시는 사계절이 모두 봄처럼 따뜻하고 꽃이 만발해 식용꽃이 100여 종에 달한다. 현지인들이 평소에 식용꽃을 먹으면서 독특한 꽃 요리 문화를 형성했다. 그 덕분에 현지 주민의 요리 문화는 풍부해졌고 꽃은 경제 자원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 식용장미, 생화호떡, 장미잼 등 꽃이 들어간 제품은 쿤밍시의 특색 산업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윈난대학교의 사례처럼 곡성 또한 식용장미를 적극 활용한다면 흔한 장미축제로 도태되지 않고 지역 관광정책 방향을 관광자원과 관광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으로 전환해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을 것이다.
■ 곡성 장미의 브랜드 개발과 산업화
올해 곡성군은 하우스 3동에 달하는 육묘장을 지어 장미 신품종을 개발·등록을 통해 자체 장미 브랜드 개발과 산업화를 위한 농가 생산기술 이전 토대를 마련하고 있으며 올해는 신품종 20여 계통을 선발 후 번식과정을 진행중이다.
곡성 장미의 브랜드 개발이 지역 산업과 연계된다면 축제의 주체인 주민이 실질적으로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장미는 품종 개발과 증식이 자유로워 관상용으로 생산이 가능하고 장미꽃의 경우항산화 지수가 높고 피부보습 등 기능성이 충분히 입증되어 있는 실정으로 장미꽃을 도시농업 소재로 발전시킬 수 있다.
주민이 가꾼 장미와 이를 응용한 지역 생산품을 만들다면 축제 시 방문객들에게 판매하는 생산·제조·체험이 어우러지는 6차 산업의 시점으로 접근도 가능하다.
터키 국민드라마‘위대한 세기’에는 주인공 휘렘 술탄은 마음이 평안을 위해 장미시럽을 마시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내부 암투가 심한 하렘의 후궁들 역시 시기, 질투, 배신에 시달리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기분전환을 위해 장미시럽을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이 때 나오는 장미시럽이 ‘장미코디얼’로 유럽식 수제청이라 볼 수 있다.
냉장고가 없던 시대에 장기보관을 위해 유럽에서 만들기 시작한 코디얼은 허브나 과일의 과즙을 농축해 만든 것으로 특히 장미는 석류의 7배가 넘는 에스트로겐, 레몬의 17배가 넘는 비타민C, 토마토의 20배가 넘는 비타민A가 함유되어 있어 피부노화방지, 피로회복, 생리통 완화, 자궁건강, 갱년기에 좋기로 알려져있다.
꽃향기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몸의 균형을 잡아준다.
그 중 장미꽃은 화장품과 향수의 재료로 후각을 자극하는 재료로 널리 알려져 있고 식용꽃의 활용에 더불어 음료의 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찔레꽃과에 속하는 장미꽃은 황혈조경, 지혈, 소종해독의 효과가 있고 특히 구창 등에 치료효과가 있다’고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이 풍부한 장미는 녹차보다 폴리페놀 함량이 약 2배 더 많고 오렌지 껍질보다는 3배 정도 많다. 폴리페놀은 몸속 활성산소를 줄여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본지는 장미를 활용한 관광산업의 새로운 가치와 지향점을 찾고자 식용장미를 재배해 장미청을 비롯해 피자, 장미수 등으로 활용하는 춘천 로즈랑스, 중국 산동성 제남시 평음현의 식용장미 가공단지, 상하이 창싱도와 충밍섬 장미축제 등의 취재를 통해 장미꽃을 가공한 상품성과 장미축제에 주목했다.
춘천 로즈랑스는 무농약 친환경 농법을 통해 재배되는 장미꽃을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들이 오감으로 즐기고 맛보는 좋은 재료로 사용함은 물론 자체적으로 개발한 다양한 상품들을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산둥(山東)성 평음(平陰)현은 최근 수년간 장미 문화를 테마로 장미 재배, 심가공·관광산업 융합 등을 통해 지역 경제 발전에 나서 현재 평음현 매괴진의 장미면적은 60,000무((1畝≒200평)에 이른다. 다양한 장미가공제품의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100여개 이상의 장미 가공공장이 있으며 연간 생산가치는 거의 50억 위안(한화로 약 9387억원)에 달한다.
또한 창싱도와 충밍섬 장미축제 등의 취재를 통해 장미꽃을 가공한 상품과 6차 산업을 접목할 수 있는 체험관광에 대한 탐사보도 후 총 6회 지면에 싣을 예정이다. / 김고은, 한명석 記者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