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석(발행인)

성탄의 종소리 온누리의 축복으로 울려 퍼질 때 미움과 미움은 용서의 강물로 흐르게 하시고 마음과 마음은 기쁨의 합창으로 메아리치게 하소서. 하늘의 은총 지상의 눈꽃으로 피어날 때 욕심과 불만은 눈처럼 하얗게, 가볍게 하시고 행복과 행복이 감사의 꽃으로 찬란하게 하소서. 평화의 메시지 온누리의 숭고한 빛으로 은혜로울 때 스스로 비우고 낮아지는 겸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 비로소 화합으로 하나 되는 세상, 사랑과 사랑으로 가슴 벅찬 희망이게 하소서. (이채의 詩 -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위한 사랑의 기도’)

어느 날 돼지가 암소에게 “자신은 왜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는지 모르겠다”고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사람들은 항상 암소의 부드럽고 온순함을 칭찬하지. 물론 너는 사람들에게 우유와 크림을 제공해. 하지만 사실 난 더 많은 것을 사람들에게 주고 있다고. 베이컨과 햄, 털도 제공하고 심지어 발까지 주는데도 여전히 사람들은 날 좋아하지 않아. 도대체 왜 그러는지 이유를 모르겠어.”

돼지의 불평을 들은 암소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글쎄, 그건 아마도 내가 살아있을 때 유익한 것을 사람들에게 제공해주기 때문일거야.”

다사다난했던 갑진년(甲辰年) 한해도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교회들은 벌써부터 크리스마스트리를 밝히고 거리에는 크리스마스캐럴이 흥을 돋웁니다. 상점에는 선물용 상품들이 쌓이고 음식점들은 망년회 특수 준비로 한창입니다.

그러나 이렇듯 풍요 속에 흥청거리는 뒤켠에는 올 겨울을 유난히 춥게 보내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의지할 곳 없이 외롭게 겨울을 나는 독거노인들, 모자가정, 그리고 일찍 부모를 여의고 거친 세파를 헤쳐나가는 소년소녀가장 등등.

근래 들어 망년회가 술이나 마시고 노는 모임에서 봉사활동이나 연극관람, 문학토론 등 테마가 있는 모임으로 풍조가 변해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어느 회사에서 산동네에 사는 노인들을 찾아 그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연탄을 구입해 직원들이 직접 배달하는 봉사활동으로 망년회 모임을 대신했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또 고향친구모임이라는 어떤 모임에서는 홀로 사는 노인들을 찾아 보일러를 손봐주는 아름다운 모습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소비지향적이고 향락추구형이었던 망년회 모임이 건전한 형태의 모임으로 발전되는 양상이 높아진 우리의 의식수준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 가슴이 뿌듯합니다. 아울러 망년회를 준비 중인 사람들에게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볼 것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죽어서 모든 것을 잃어버릴 때까지 아껴두는 것보다 생전에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며 사는 것이 더욱 의미 있는 삶이 아닐까요? 받는 사랑보다 몇 배 값진 것이 주는 사랑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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