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석(발행인)
지난 24일~25일 ‘중앙로 56, 겨울 마법으로의 초대’라는 주제로 제6회 담양산타축제가 열렸다. 메타프로방스와 담양구도심에서 행사를 치렀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는 메타프로방스를 제외한 구도심 중앙로 상가 일원에서 축제를 진행했다.
올 가을, 축제 주관 부서인 관광과에서 축제 주무대를 중앙로 상가 일원으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여러 가지 우려를 전달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주무 부서인 관광과에서는 그저 군수님 방침이라며 강행을 시사했고 산타축제는 그들의 의도대로 중앙로 상가에서 치러졌다.
“산타축제가 메타프로방스와 중앙로 상가에서 같이 치러지다보니 관광객들이 프로방스로만 몰리고 중앙로 상가에는 오지 않는다는 구도심 상가의 불만이 있다”는 게 이유였다. 사족으로 앞으로 산타축제는 중앙로 상가와 메타프로방스를 돌아가며 치른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같은 방침을 놓고 당시 산타축제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필자가 몇가지 반론을 제시했다. 첫째 담양군이 겨울축제로 산타축제를 기획할 당시 축제장소로 메타프로방스를 염두에 두고 기획했다는 점을 들어 축제 주무대는 메타프로방스가 되어야 한다는 것과 둘째 담양 속의 유럽마을로 알려진 메타프로방스야 말로 산타의 주무대인 유럽 마을과 이미지 매칭이 수월하다는 점, 셋째 중앙로 상가나 구도심은 산타축제와는 다른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걸맞는 축제를 개발해 독자적으로 축제 운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첨언으로 담양대나무축제가 인기가 있어 관광객이 많이 오니까 목포에서 우리도 대나무축제를 하자고 해서 목포대나무축제가 열린다면 과연 그 축제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같이 해보라고 했다.
그러나 주무부서에서 돌아온 답은 ‘축제추진위원 해촉’이었다. 군수 지시 사항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위원은 바로 해촉해버리고 고분고분 말 잘 듣는 위원만으로 축제를 준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축제가 끝난 뒤 군에서는 8만 5천명의 관광객이 산타축제를 다녀갔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자평을 내놓았다. 지난해는 전남도에서 지원한 EDM축제와 함께 열린터라 순수 산타축제 관광객 수는 파악이 어렵고 2년 전인 2022년 축제기간 3일동안 5만 3천명이 다녀간 것에 비해 이틀동안 8만 5천명이면 2년 전에 비해 두배가 훨씬 넘는 관광객이 축제를 다녀갔다는 것이니 사실이라면 다소 고무적인(?) 이야기로 들리긴 한다.
주무부서에서 중앙로 상가를 축제 주무대로 결정하면서 내놓았던 설명이 침체된 구도심을 활성화시키기 위함이라고 기억한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처럼 과연 이번 산타축제로 구도심이나 중앙로 상권이 얼마나 활성화됐을지는 여전히 강한 의문으로 남는다.
군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축제 첫날 마칭밴드가 선두에 나서고 산타대열 및 관광객과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담빛영화관-신협-새마을금고-박내과-메가커피-온누리신약국-밝은안경원-주무대까지 거리 행진을 통해 축제 분위기를 최고조로 상승시켰다’는 내용이 나온다. 중앙로 상가에 입점해 있는 주요 상가들을 잘 소개했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중앙로 상가의 업종은 금융기관, 의료기관, 약국, 안경원, 미용실, 철물점, 문방구, 사진관, 과일가게, 전기 전자제품 판매점, 편의점, 의류판매점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나열된 이 상가들이 과연 축제 특수를 누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했는지 묻고 싶다. 아니면 어떤 상가 주인의 푸념처럼 축제가 영업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영업에 불편을 초래하고 영업에 방해가 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마지막으로 담양군에 당부하고 싶다. 지금부터라도 읍 구도심과 중앙로 상가의 활성화에 대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고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발전 방향을 수립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금번 산타축제같은 일회성 땜질 처방 행태는 효과도 적을 뿐 아니라 궁극적인 해결책은 더더욱 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산타축제는 이미지와 주변 환경이 어울리는 산타마을 메타프로방스로 집중하고 읍 구도심과 중앙로 상가는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걸맞는 축제를 개발해서 메타프로방스에서 열리는 산타축제도 잘되고 중앙로 상가에서 열리는 축제도 잘되어서 명실공히 담양군 지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