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은 주(국민연금공단 북광주지사장)
시골이 고향인 내가 공단에 입사하던 당시, 부모님의 주변분들께 나의 직장을 애기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공단이라고 하면 무슨 구로공단 쯤으로 생각하셔서 그분들에게 공단이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하는 게 난감했다. 그렇게 낯설던 국민연금이 지금은 수급자 700만 명 시대를 열고, 국민의 노후생활 안전망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도입 당시 제도의 수용성 등을 고려해 보험료율 3%로 시작했다. 보험료율이 1993년 6%, 1998년 9%로 인상된 이후 무려 27년간 9%를 유지했다. 그런데 그 해묵은 과제가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4월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연금개혁이 이뤄졌다. 모수개혁을 통해 제도의 지속성을 높이고 소득보장을 강화했으며, 국가의 지급보장 의무를 명문화했다. 정말 의미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번 개혁의 주요 내용 첫번째는 모수개혁이다. 보험료율이 9%에서 13%로 인상되고, 소득대체율은 43%로 상향된다. 보험료는 2026년부터 매년 0.5%P씩 8년간 단계적으로 인상되며, 소득대체율은 2026년부터 일시에 43%로 인상된다.
두번째로, 출산과 군복무 크레딧 지원이 확대된다. 출산 크레딧은 첫째 아이도 가입기간 12개월을 인정받게 되며, 기존 50개월로 제한되던 상한도 폐지되었다. 또한, 군 복무 크레딧의 인정기간 역시 기존 6개월에서 최대 12개월로 확대되었다.
세번째, 지역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이 확대된다. 기존에는 보험료 납부를 재개한 지역가입자가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일정 소득수준 이하의 지역가입자로 그 대상이 확대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연금 지급에 대한 국가의 보장 의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지급보장이 법률로 명문화되었다. 국가가 망하지 않는 한 국민연금은 지급된다는 믿음을 주기 위한 조치이다.
이번 개혁에 대해 국민이 가장 궁금한 건 본인 연금액에 미치는 영향일 것이다. 보험료는 매년 얼마나 오르는지 쉽게 계산할 수 있지만, 소득대체율 상향으로 연금액은 얼마나 오르는지 도통 짐작할 수가 없다. 또한, 군복무나 출산크레딧 확대가 연금액 증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궁금할 것이다. 그래서 공단은 이번 개혁으로 연금액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예상연금액 산정 시스템 구축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늦어도 5월 중순부터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옛 속담이 있다. 시작하기가 어려운 것이지 일단 시작하면 절반은 성공한 것과 다름없다는 교훈처럼 연금개혁은 이미 한 걸음을 떼었다. 국민연금 제도의 지속성을 위해 우리 모두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