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부록 대표이자 소담농장 대표 김경란 농부
◎ 청춘부록 대표 ‘소담 농장’의 김경란 농부
봉산면에서 향긋한 죽향 딸기를 재배하는 소담농장 김경란 농부는 공간디자인을 공부하며 취업을 준비하던 20대 청년이었다.
방학에 잠깐씩 내려와 부모님의 딸기 농장 홍보를 위해 온라인 판매용 사진도 찍고 블로그를 개설하다보니 디자인 회사에 취업 대신 자신이 농업인이 되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농업계를 디자인하는 것이 더 탄탄한 나만의 포트폴리오가 되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담양으로 왔다.
도시와 가깝고 청년 농부를 위한 지원사업도 활발한 담양은 그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청창농(청년창업농·후계농)으로 선정되어 농지 확보에 무리가 없었던 김경란 농부도 현실적인 고민이 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특히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 변화 속에서 스마트팜-연동하우스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좋은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딸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자동제어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팜이 필수적이지만 담보가 없는 청년 농부에게 시설 자금 마련은 큰 벽이었다.
그동안은 부지런하게 지원사업들을 찾고 활용해 토경재배가 가능한 단동 하우스를 짓는 것이 엄청난 부담이 되지는 않았지만 수확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섣불리 빚을 내 투자하기에도 위험부담이 크다.
더욱이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해야 할 일이 계속 있는 농사일인데다가 또래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없어 여가 생활 자체도 없이 몸과 마음은 침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4-H연합회에서 ‘내 또래 농부가 이렇게 많이 있다고?’ 서로 놀라움과 반가움에 공통된 고민 주제인 유통판로를 이야기하다 유일하게 스마트스토어를 가지고 있는 김경란 농부가 개설 방법부터 운영 방법 등을 공유해 함께 성장하기 위한 모임인 ‘청춘부록’을 만들었다.
맨땅에 헤딩하는 중인 베리브라더스,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찾아 작물을 연구하고 있는 프룻퍼리, 가업을 이어 새로운 제품 생산에 뛰어든 누리보듬 등 다른 상황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또래들을 만나 정보를 공유하고 고민을 나누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다 보니 다시 농업에 대한 열정을 되찾았다.
5년, 10년 짧게 농사일을 생각해 뛰어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꾸 높아지는 문턱에 좌절하지 않는다.
그는 1차 생산물을 만드는것에 그치면 안된다고 생각해 가공, 6차 산업, 치유농업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을 꿈꾸며 관련 교육을 적극적으로 찾아 듣고 있다.
흔히 스마트팜에서 운영하는 딸기 따기 체험프로그램 또한 어린이만 대상으로 보지 않고 어르신이나 청년 등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언젠가는 자신의 농장 한 켠에 딸기밭과 어우러지는 전시 공간을 만들고 쨈이나 청 같은 단순 가공품이 아닌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딸기 생산 안정화에 힘쓰며 농사일을 배우고 경험하며 성장해나가는데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농사만 짓는 농부를 넘어 청년의 다양한 꿈들을 모아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혁신적인 농업가로 발돋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