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대신영농조합, 유도열 대표의 손끝에서 피어난 홍콩 수출
전라남도 곡성. 산과 들이 어우러진 이곳은 옛날부터 비옥한 토지와 깨끗한 물로 농사가 잘 되기로 유명했다. 그 중심에, 지난 10년간 땀과 정성으로 농산물을 키워내고, 이를 해외로 수출해온 주인공이 있다. 바로 대신영농조합법인의 유도열 대표다.
유 대표는 2014년, 처음으로 “곡성의 우수 농산물을 세계에 알리자”는 포부를 안고 작은 수출 물량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수출은 말 그대로 ‘모험’이었다. 유통망도 미약하고, 해외 바이어와의 언어 장벽, 까다로운 농약검사 기준 등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산적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곡성의 햇빛과 흙을 믿었고, 농가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묵묵히 정성을 들였다. 그렇게 한 해, 두 해가 지나면서 품질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으로 판로가 넓어졌다.
10년을 걸어온 길, ‘신뢰’로 쌓은 수출의 탑
“좋은 농산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유도열 대표는 늘 이렇게 말한다. 수출이 일회성 거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신뢰 관계로 이어져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신영농조합의 수출은 대부분 반복 거래다. 수입업체들이 다시 주문을 넣고, 고객들이 ‘곡성산’이라는 브랜드를 기억하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품질에 대한 신뢰다.
특히 멜론, 토마토, 사과등은 곡성의 깨끗한 자연환경과 농민들의 세심한 관리 덕분에 맛과 향이 뛰어나다. 대신영농조합은 단순히 농산물을 모아 수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포장, 선별, 물류까지 일관된 품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홍콩 수출, 10년 노력의 결실
2025년, 드디어 대신영농조합의 농산물이 홍콩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번 수출은 유 대표가 수년 전부터 준비해온 프로젝트의 성과로, 곡성산 프리미엄 멜론과 방울토마토, 사과등이 포함됐다.
홍콩은 아시아에서도 고급 농산물에 대한 소비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시장이다. 고소득 소비층을 중심으로 신선도, 외형, 당도, 식감 등을 모두 고려하기 때문에 아무 농산물이나 진입하기 힘들다. 하지만 곡성산 농산물은 이러한 엄격한 기준을 통과했다.
이번 홍콩 수출을 통해 곡성 농산물은 홍콩 내 고급 마트 체인점과 프리미엄 과일 전문점에 입점했으며, 첫 납품 물량은 모두 판매 완료되었다. 특히 멜론은 당도가 15브릭스 이상인 고품질로, 현지 소비자들에게 ‘달고 향기로운 한국 곡성산’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큰 호응을 얻었다.
농민과 함께, 지역과 함께
유도열 대표의 가장 큰 장점은 ‘혼자 잘 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 되는 길’을 고민해온 점이다. 그는 늘 수출성과를 농가들과 공유한다. 단가가 좋을 때는 더 많은 보상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는 투명하게 상황을 설명하며 함께 해결책을 찾는다.
“내가 앞에서 길을 여는 사람이라면, 그 길은 반드시 농민들과 함께 걷는 길이어야 합니다.”
유도열 대표는 농업을 ‘사업’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말한다. 생산하는 사람, 먹는 사람, 그리고 중간에 연결하는 사람들 모두가 신뢰로 연결되어야 비로소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대신영농조합은 홍콩을 시작으로, 베트남, 태국, 일본 등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명국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