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볼거리 제공 vs 유지관리비 과다

담양군이 30억원을 들여 메타세쿼이아랜드에 음악분수를 설치할 계획이다.

중국 시안, 싱가포르 센토사, 프랑스 파리 스트라빈스키, 사우디아라비아 킹파드, 스위스 레만호 , 일본 사가에댐 등 세계 여러 나라에 설치되고 있는 음악분수는 관광객과 시민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빛과 조명, 경쾌한 음악에 맞춘 음악분수의 현란한 물 날림은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하며 순간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에 따라 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음악분수 설치하는 것이 유행이다.

서울 반포대교, 능동 어린이회관, 부산 다대포, 대구 수성못, 세종시 방축천, 일산 호수공원, 목포 평화광장, 화순 꽃강길에 음악분수 등 없는 곳이 몇 군데 안될 정도로 많다.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주민 휴식공간에 볼거리를 제공하고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음악분수는 길이 100m, 최대 높이 30m 규모의 분수에 음악과 빛이 어우러져 화려하고 세련된 분수 쇼를 연출한다.

음악분수는 동절기(11월~3월)를 제외하고 연중 가동된다. 평일에는 20~30분씩 1~2회, 주말에도 20~30분씩 1~2회 운영된다. 우천 시 등 기상 상황과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문화예술 행사 시는 운영이 달라질 수 있다.

주간에는 물과 음악이 어우러지고 야간에는 조명과 레이저가 더해진 음악분수 운영으로 이용하는 주민들과 관광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로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1년 중 음악분수를 가동하는 기간이 짧고 시설에 비해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의견도 많다.

* 배보다 배꼽이 큰 유지관리비

음악분수는 통상 4월~10월까지, 그것도 하루 2회 30분씩 가동되는 게 전부다. 

여름에는 저녁 시간에 많이 틀어놓을 예정이라고 하나 전기료와 유지비가 많이 들어 이 또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음악분수는 분수시설 설치 업체에서 3~4년간 하자보증을 책임지게 되지만 그 이후에는 시설 고장이나 노후화 등으로 연간 수억 원의 유지보수비가 소요될 수도 있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
담양군이 설치하려는 음악분수도 전기안전관리비, 전기요금 등을 합하면 연간 6000여 만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광주 운천저수지 음악분수의 경우에 연간 2억원 정도의 수리비용이 들고 있고 목포 해양분수의 경우에도 3억원 정도의 수리비가 들어가고 있다.

담양군은 음악분수를 운영해 본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앞으로 발생될 유지수선비에 대해 예측도 하지 않고 있다. 추후에 고장이 나면 그때 예산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30억원(도비 50:군비 50)의 예산을 들여 만들어 놓은 음악분수시설이 처음에는 주민들과 관광객의 환호를 받게 되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노후화 되어 고장이 발생하게 됨에 따라 애물단지 신세가 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들어가는 운영비 등을 고려할 때 음악분수의 설치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수중에 설치된 음악분수 특성상 부식 등으로 인한 고장이 많고 이를 수리할 업체가 많지 않다는 점이며 음악분수 가동에는 여러 업체가 기술적으로 협업을 통해 운영해야 함으로 이를 조율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설치업체가 유지보수를 책임지는 하자만료 기간이 끝나면 담양군이 자체적으로 시설을 운영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독점적 특허권을 갖고 있는 설치 업체의 눈치를 살펴야하는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대해 의식있는 주민들은 30억원의 사업비와 연간 운영비, 감가상각비, 수리비 등을 고려할 때 너무 비싼 대가를 치루고 음악분수를 감상하게 될 우려가 높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음악분수는 영구적인 시설물이 아니며 상식적으로 길어야 10~15년이면 수명이 다하는 시설물에 설치비만 30억원을 들여 설치하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분수효과 없는 음악분수

분수효과(trickle-up effect, fountain effect)란 정부가 경제정책으로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소득을 먼저 늘려주면 이들의 소비 확대가 생산과 투자로 이어지면서 전체 경제활동이 되살아나고 이로 인해 고소득층의 소득도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즉 분수에서 물이 아래에서 위로 솟아나는 것처럼 저소득층에서 시작된 소득과 소비 증대의 효과가 점차 상위 계층으로 확산되면서 전체 경제도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라는 것.

음악분수도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시너지 창출,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크게 기대된다고 하지만 막대한 투자비용에 반해 파급효과는 극히 미약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음악분수 특성상 계절과 날씨, 기후 등에 따라 가동이 극히 제한 되는데다 이와 연계한 구체적인 관광활성화 프로그램이나 운영계획 등이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음악 분수의 문제점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유지 보수 비용 문제, 잦은 고장, 부적절한 설치 위치, 수질 오염, 운영 예산 부족을 비롯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전시성으로 설치되어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음악 분수 시설이 멀리 떨어져 있어 가까이에서 감상하기 힘들고 시설 주변에 안전 요원이 부족하거나 안전 시설 미비로 인해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있으며 일부 음악 분수 디자인이나 기술이 다른 시설을 모방하여 지적 재산권 침해 논란이 발생했던 것도 마니너스 요인이다. 

* 전국적으로 천덕꾸러기 된 음악분수대

생성형 AI를 활용해 국내에 보도된 언론기사를 추출한 결과 음악분수대를 둘러싼 혈세낭비 논란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충남 아산신도시의 랜드마크로 조성한 호수공원 음악분수대는 2009년 23억7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설치됐다. 

아산시는 호수공원 음악분수대를 LH로부터 2011년 12월 인수받은 이후 2012년 5~9월까지 5개월, 2013년 4~6월까지 3개월 운영했지만 토사와 부유물질로 인한 노즐 막힘 등 잦은 고장으로 가동을 멈췄다. 

이때부터 시설물이 하나 둘 망가지고 바닥을 드러낸 호수에는 부유물이 부패하면서 악취가 발생했다. 음악분수는 2013년 하루 3회 30분씩 3개월 간 운영한 결과 전기요금 3230만원, 안전관리비 1000만원 등 4230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아산시는 2013년 7월 이후 호수공원 음악분수대 운영을 중단하고 LH에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 달라며 보완을 요청했다. 차일피일 미루던 LH는 당초 아산신도시 호수공원 음악분수대의 설계가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음악분수대를 철거한 자리에 13억 4200만원짜리 고사분수대를 다시 설치할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아산시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아 비난을 샀다.

제주시는 건입동 동문로터리에 설치한 산지천 음악분수시설을 철거할 방침이다. 

산지천 음악분수는 2002년 6월 조성됐지만 잦은 고장과 높은 유지관리비(매년 1억 원 가량)로 제주시는 철거를 결정했다. 

철거 결정으로 혈세낭비 논란이 일었다. 더욱이 28억원이 투입된 분수대 옆에 70억원을 투입해 또 다른 분수대를 설치할 계획을 세우면서 시민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전북 진안군은 40억원을 들여 설치한 상전면 고사분수대를 충주처럼 고철로 매각했다. 2005년 설립 당시 동양 최대 규모로 제작돼 170m 높이까지 물줄기를 뿜어낸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석 달만 가동하고 수년간 방치되다 고철로 매각돼 주민의 혈세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단양군이 도담삼봉에 설치한 음악분수대는 이용객이 부르는 노래의 높낮이에 따라 다양한 물줄기를 연출한다. 그러나 이용객 대부분이 음주상태에서 노래를 부르고 고성을 질러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어 철거될 위기이며 경기도 포천, 과천 등에서 음악분수대와 관련해 철거 및 예산 낭비 논란이 있었다.  

*담양군의 계획은?

군은 타 지자체와 차별화되고 담양만의 특색있는 음악분수 조성을 위해 설계 및 시공 과정의 전문성 창의성 예술성 안전성이 요구됨에 따라 음악분수 운영관리에 유리한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으로 음악분수를 추진하고 토목 및 전기 실시설계용역을 도급발주하여 서로 협업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비롯 지방재정 투자심사 심의를 거쳐 타 지자체 벤치마킹을 완료한 상태이며 일상감사 등 행정절차 추진, 계약대상자 입찰공고, 1차 및 2차 평가, 계약 및 실시설계용역 추진, 착공 및 준공을 추진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음악분수는 유지관리비가 많이 들어가는 게 사실이다. 전기요금이 많이 들어간다. 연간 5000만원 정도 예상하고 있으며 음악분수 모터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음악분수 연출이 새로운 볼거리이자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타 지자체의 음악분수와는 차별화된 특화시설을 확충하고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여가 공간으로 거듭나 주민들과 관광객에게 힐링과 즐거움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장밋빛 청사진과는 달리 부정적 의견도 상존한다.

음악분수 예정지 수심이 낮아 준설이 필요하고 음악분수 가동에 소요되는 수원 확보를 위해 관정을 새롭게 설치할 경우 관정 가동에 따른 전기요금도 추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정적인 주변 요건과는 상이한 생뚱맞은 음악분수가 얼마나 긍정의 에너지를 뿜어내며 제 역할을 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종대 記者


 

저작권자 © 담양곡성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